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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16일 '62회 생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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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15일 평양시민들이 제8차 '김정일화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북한은 1988년 金위원장의 46회 생일 때 일본의 한 원예학자가 남미 원산지인 베고니아 뿌리로 20년간 연구해 만들어진 꽃을 '김정일화'로 명명하고 이를 기증했다고 선전해왔다.

16일로 62세가 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생일에 대해 북한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올해가 金위원장이 후계자로 추대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74년 2월 김정일 장군님께서는 김일성(金日成)주석의 후계자로 높이 추대되었다"며 "이것은 전체 조선인민의 한결같은 의사와 염원의 실현이었다"고 보도했다.

金위원장이 74년 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5기 8차 전원회의에서 당 정치위원으로 선출되면서 金주석의 후계자로 공식 추대됐음을 환기시킨 것이다.

북한의 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9일 "70년대는 우리 당과 혁명 역사에서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는 위대한 전환의 연대, 창조와 혁신의 불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친 격동적인 투쟁의 연대"라며 "70년대의 사업기풍.투쟁기풍으로 일해나가자"고 강조했다.

金위원장의 후계자 추대 30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주민들의 단결과 체제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는 노력들로 보인다. 이와 관련, 북한은 15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2.16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의 경축보고를 통해 金위원장을 "우리시대 주체 정치의 대표자"라며 "전체 당원과 인민군 장병, 인민은 언제 어디서나 김정일 동지를 정치사상적으로 목숨으로 옹호보위하며, 장군님의 사상과 의도를 한치의 드팀(오차)도 없이 결사관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이달 들어 생일을 축하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북한 전역에서 열었다. 14일에는 중앙.지방기관과 공장, 기업소, 각급 학교, 단체를 비롯해 외국공관 등에서 키운 1만6천여개의 김정일화가 출품된 제8차 김정일화축전이, 러시아와 중국.우즈베키스탄.캐나다.프랑스 선수들이 참가한 제13차 백두산상 국제피겨축전이 각각 개막돼 16일까지 계속됐다.

북한의 유명 공연단인 만수대예술단과 국립연극단.평양교예단.인민군교예단.국립교향악단 등은 16일부터 닷새간 평양대극장에서 공연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모이세예프 국립아카데미 민속무용단도 16일 두 차례 기념공연을 했다.

당.정.군 고위간부와 근로자 등은 지난 13일 金위원장의 출생지로 선전되는 백두산 밀영에서 '2.16경축 백두산밀영결의대회'를 열고 충성을 다짐하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은 공휴일인 16일 하루 종일 무료 개방하는 만경대유희장과 중앙동물원, 개성청년공원 유희장 등 각지의 유원지를 가족단위로 찾아 휴식을 취했다. 지난해 '2.16행사'기간에 방북해 김정일화전시회.수중발레를 관람했던 남쪽의 한 학자는 "2.16행사 기간에 주민들에게는 각종 행사 관람권이 나왔고 해외 방문객들은 돈주고 입장권을 사야 했다"며 "공식행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평양시민들이 오랜만에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돼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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