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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16일까지 단일화" 정동영 "시간 없다 당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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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右>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7주년 기념 '버마 민주화의 밤' 행사에 참석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상선 기자]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4일 "16일까지 저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중 누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지 국민에게서 평가받아 살신성인의 결단을 할 것을 요청한다"며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문 후보는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패한 과거 세력의 집권을 막지 못하면 역사의 잘못"이라며 "정 후보도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는 결단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정.문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17대 대선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중도 보수)-이회창 무소속 후보(우파 보수)-정동영+문국현 후보(중도 진보)의 3자대결 축으로 재편된다. 신당 관계자들은 "두 후보의 단일화는 보완재 역할을 한다. 단순 지지율 합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후보는 호남 지지층에다 전국 조직, 선거 자금을 갖춘 데 비해 문 후보는 수도권 30~40대 지지층, 경제 전문성, 비(非)노무현 이미지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이날 '시민사회 인사들의 단일화 작업 주관→1대1 TV 토론→국민 평가→16일까지 단일화' 수순을 제안했다. 그가 단일화 시한을 선거일(19일) 사흘 전으로 잡은 것은 정 후보와의 맞짱 토론을 통해 약점인 낮은 인지도를 보완한 뒤 선거 직전에 단일화 승부를 내보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문 후보가 마감 시점을 너무 촉박하게 잡은 것을 두고 '후보단일화 압력을 피해나가기 위한 면피용 제안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정 후보는 이날 "형식과 절차에 구애되지 않고 대화하겠다"며 시민사회 측에 단일화 방법.절차를 맡기자는 문 후보의 제안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심판 역할을 할 '시민사회 인사'로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세웅 신부, 청화 스님 등 10여 명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해 온 이들 인사는 이미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서울.부산 등 권역별 공동 유세를 거치고, 양극화 해소 등 각종 의제를 놓고 양자 토론을 벌인 뒤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하자는 제안을 조만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돈.지지율.단일화 문국현 3중 압력=문 후보가 후보 단일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가 현재 3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있다. 40억~50억원가량을 쓰고 바닥난 것으로 알려진 개인 선거자금, 4~7%의 낮은 지지율, 범여권 각계각층으로부터의 후보단일화 압력이 그것이다.

그래서 단일화 제안에 앞서 캠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대선을 완주해 진보 주자의 가치를 살려야 한다"(김영춘 선대본부장)는 완주론과, "후보 단일화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김갑수 대변인)는 단일화론이 팽팽했다.

채병건.김성탁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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