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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이야기방>프랑스 동화의 이웃사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내가 어린시절엔 모든 것이 귀해 책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제대로 된 동화책이나 어린이책을 찾아 읽을 기회도 없이 어린시절은 지나갔다.그 시절 여백이 지금도 아쉽고 허전하다.아이들이 크면서 어떤 책을 주어야할지 난감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어린이 책을 열심히 읽고있는 중인데,잊었던 어린 날을 회상도 하고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되돌아가는 순수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큰 딸 지향이와 나는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할 기회도 있지만 남편과작은 딸 지희와는 좀 어렵다.
지희는 아직 1학년 이어서인지 그림책 수준을 못 넘고 남편은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잘 안잡기 때문이다.최근 나온 책『세계 교과서에 실린 명작동화 3』(프랑스 저학년 동화.일과 놀이刊)을 가족이 함께 읽어보기로 했다.
▲어머니(柳貞姬.주부):얘들아,어떤 이야기가 기억에 남니? ▲지양(서울 초당국 4):엄마,「조약돌로 만든 찌개」가 재미있었어요.내가 할머니라면 군인 아저씨에게 버터.크림 같은 것 안주었을 것 같아요.이상해.그 할머니는 구두쇠였는데 왜 달라는 걸 다 주었을까요? ▲아버지(盧泳讚.42.회사원):구두쇠 할머니인건 확실하지만 자기한테 있는걸 조금씩 한가지씩 필요하다고 하니까 줄 수 있었겠지.
▲지희(서울 초당국 1):내가 할머니라면 그렇게 주지는 않았을거예요.
▲어머니: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 주다 보니까 나중에는 좋은 음식을 대접받게 되고 두 사람 다 즐거워져서 좋았지?▲지희:「동네곰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이야기 속에 나오는 곰이 착한 것 같아요.동네 동물들의 부탁을 다 들어주잖아요? ▲어머니:남의 부탁을 들어 줄줄 알아야 하겠지만 무작정 들어준다는 것은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지? ▲지양:곰이 부탁을 들어주고 도와주니까 다른 동물들이 더 게을러지고 자기 일을 스스로 안해요. ▲아버지:그래.곰이 남의 일에 쫓겨 바쁠 때에는 생각도 안하고 바이올린도 켤 시간이 없었는데 동물들이 자기 일을 스스로 하니까 바이올린 연주도 하게되고 다른 동물들은 음악을 듣게 돼 모두가 행복할 수 있었지.
지희가 책 한권을 다 못 읽고 절반 정도만 읽었기 때문에 못읽은 부분은 남편이 읽어 주었는데 둘 다 귀를 소롯이 모으고 열심히 들었다.동화를 읽은 덕분에 아버지는 어느새 이야기꾼이 되었고 지희는 아버지의 이야기 속에서 포근히 잠 이 들었다.
柳 貞 姬(서울 방학동.36.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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