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리처드 앨런 美해리티지재단 아시아센터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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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리처드 앨런박사는 닉슨대통령과 레이건대통령의 대회정책담당보좌관을 지냈다. 한때 공화당 집권시에는 한국의 對美창구역할도 했다. 그는 현재 공화당과 미국보수진영의 싱크탱크로 알려져있는 헤리티지재단의 아시아연구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평생을공화당 진영에서 이론가로서 전략가로서,그리고 기업인으로 보내왔다. 공화당이 상.하양원을 장악함에 따라 미국의 대외정책과 대북한정책의 변화를 불가피해 보인다.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의방한에 때■춰 서울에 온 앨런박사를 만나 공화당 대승의 정치적의미와 미국대외정책의 향방을 알아본다.
-공화당의 승리가 예상되기는 했지만 민주당이 이토록 참패한 것은 예상밖이다.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서울에 오기전 자카르타에서 은행가들에게 공화당이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사실 속으로 걱정되기는 했다.막상 결과를 보니안심이 된다(반농담조이나 기쁘다는 표정을 감추는 기색은 아니다).당신이 지적했듯 이번 선거에는 클린턴행정부의 누적된 실책및민주당 정강의 실패,공화당선거 전략의 주효라는 양면이 모두 작용했다는 것이 내 평가다.대다수의 미국민은 여전히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관심이 있고 클린턴 행정부는 이를 만족시키지 못했음이 드러났다.힐러리 클 린턴의 지나친 개입,그리고 민주당중진들의 잇따른 법 무시 행위,그리고 언제까지나 국회의원으로 특권을 누리려는 행위등에 대해 미국민이 엄정한 심판을 내린 것이다.
-당장 어떤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물론 의회의 모든 요직과 각종 위원장의 경질이 불가피하다.
이는 실로 엄청난 충격을 몰고올 것이다.각 사무실의 보좌관.스태프등의 이동을 감안하면 충격은 누적적으로 워싱턴 정가를 강타할 것이다(자리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을 진공청소기로 담을 수도 없을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행정부는 대폭 개각이 불가피하다.
특히 대외정책과 관련된 팀은 전면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다.그동안외교정책에 관한한 클린턴 행정부에 수차례에 걸쳐 공화당 인사를기용,협조적인 정책을 채택할 것을 충고해 왔지만 듣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변화중의 하나는 공화당이 국방비 감축을 저지할 것이라는 점이다.이는 전반적으로 아시아를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통상정책과 관련해서 세계무역기구(WTO)는 비준될 것이다.이번 회기에서 처리하지 않고 다음 공화당 의회로 넘길 가능성도 있으나 이번 회기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더 크다.이 문제는 공화당도 반대만 할 일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비준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선거 결과로 예상되는 대북(對北)정책상의 변화는.
▲대북협상 과정에서 공개된 클린턴의 친서를 나중에 보고 모두충격을 받았다.특히 미국이 경수로 건설을 보증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중유를 공급한다는 양보는 의회에서 재심될 것이 확실하다.
당시는 의원들이 유세중이어서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경수로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다.변화가 있을 것이며의회의 견제는 불가피할 것이다.민주당은 정책의 차이를 갖고 공화당을 범죄시했으며 이 쓰라린 경험을 아직 많은 공화당원은 잊지 않고 있다.결코 클린턴의 계획 대로 대북정책이 진행될 것으로 보기는 힘들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변화보다는 서울과 워싱턴의 보조를 회복하는 것이다.양국은 같은 음악을 항상 듣고 있어야 한다.클린턴은 북한의 이간질에 너무 느슨하게 대처하고 있다.최소한 5년을 북한은 유예받았다.
-한국정부가 취해야할 바람직한 정책방향은.
▲경제적인 접근이 적당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한국기업이 주춤거리면 다른나라가 움직일 것이다.미국기업이 당장 진출하는 것은쉬운 일이 아니다.한국기업과 합작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기 때문에 선두 역할은 한국기업이 해야 한다.대북진출 은 한국기업의경쟁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또한 이는 외국투자를 유인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그러나 이같은 경제협력을하면서도 항상 북한에 존재하는 1백20만명의 군(軍)과 화력을망각해서는 안된다.따라서 기술 공여에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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