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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연합' 빅3는 구애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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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선거운동 개시 후 첫 휴일을 맞은 대선 후보들이 전국 각지에서 유세전에 나섰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전남 여수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각각 서울 용산역 앞과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경제 공약 등을 발표하는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조용철·오종택·강정현 기자]

대선의 '마지막 뇌관'으로 불리는 BBK 검찰수사 발표가 임박하면서 선거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현재 대선 구도는 보수 진영에서 지지율 1, 2위 후보가 나오고 범여권에서 지지율 3, 4위 후보가 있는 이른바 '보수 헤게모니 속 다자 구도'다.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후보 단일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 2007년의 범여.범야권 분열 현상은 '미완의 구도'로 불리기도 한다.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를 전후해 보수 진영과 범여권 진영에서 각각 후보 간 연합, 후보 단일화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3일 오전 대검찰청 주례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데 이어 권재진 대검차장, 이귀남 대검중수부장,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 김홍일 서울지검3차장검사와 별도 수뇌부 회의를 열어 BBK수사 발표 시점과 내용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측은 이번 주를 후보 간 연합을 성사시킬 마지막 1주일(12월 3~9일)로 보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주 초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와 만난 뒤 주말엔 보수 진영 단일화를 명분으로 집중적인 연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계산은 심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켜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상승세를 꺾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 후보는 2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입장을)결정해야 할 시기를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렇게 빨리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의 한 측근은 "충청권의 명예와 자존심을 살릴 최선의 방안을 심 후보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보수 진영의 정권 교체를 위해 심 후보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국민중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는 1일 당직 사퇴를 통해 한나라당과의 연대를 호소했다.

?"정몽준 의원도 BBK발표 뒤 입장 표명"=이명박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이명박 지지 선언'이 임박했다"며 "그 시점은 BBK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발표 직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신당 후보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문 후보 측과) 다양한 채널로 접촉이 지속되고 있다"며 "오는 6~8일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후보 측의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은 "여론조사 공표 허용 마감인 12일이 범여권 후보 단일화의 절대적 시한"이라고 주장했다. 그 전에 단일화 여론조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물밑에선 문 후보를 돕고 있는 신당의 원혜영.이계안 의원이 후보 단일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 측 김영춘 선대본부장은 "(정동영 후보의)백의종군과 반성 없이는 단일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갑수 대변인은 "부패수구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우리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말해 단일화 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또 다른 보수 연대를 노리고 있다. 그는 1일 "경천동지할 변화가 올 것"이라며 "올바르게 나라의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는 뜻을 가진 분들은 나와 같이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 캠프에선 정근모 참주인연합 후보, 민주당을 탈당한 조순형 의원과의 연합이 거론되고 있다.

글=채병건·남궁욱 기자 , 사진=조용철·오종택·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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