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해부>3.한화 강병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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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사람들은 그를「짱꼴라」라 부른다.한화 강병철(姜秉徹)감독이 이런 별명을 갖게 된건 좀처럼 자기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데다 특유의「만만디」성격 때문이다.그를 겉으로만 봐서는 기분이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다.姜감독의 이런 스타일 은 롯데시절이나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후나 변함이 없다.92년 롯데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뒤 지난해말 한화로 옮기면서 일부에서『롯데를 버렸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姜감독의 소신은 뚜렷하다.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팀을 지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한 이닝을 공격할때나 한 게임을 치를때,또는 시즌 전체를 치러온 스타일을 봐도 그는 절대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완전한 기회를 만들때까지 기다리다「이겼다」는 확신이 들면 강수를 둔다.
그때문인지 상대가 서두르다 제풀에 꺾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92년 한국시리즈에서 한화를 4승1패로 꺾을 때가 대표적인 케이스. 현역시절 3루수에 강타자였던 姜감독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대형선수다.작고 민첩한 선수보다 듬직한 체격에 장거리포를 갖춘 선수를 선호한다.
한화 내야에 장종훈(張鍾熏).강석천(姜錫千).황대연(黃大淵)을 포진시킨게 姜감독이고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김용선(金容仙)을붙박이 2루수로 기용한 것만 봐도 잘 드러난다.1m81㎝.76㎏의 김용선에게는「제2의 장종훈」이 되라고 張의 등번호 35번을 뒤집은 53번을 달아줬을 정도.
***장.단점 선수를 보는 눈이 뛰어나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장종훈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고 롯데의 주포로 성장한 공필성(孔弼聖)이나 박계원(朴啓源),올시즌 한화 타선에 새로운 활력소가 된 이민호(李珉浩).박지상(朴志相)의 발탁이 좋은 예다.
또 하나는 코치들에게 권한의 폭을 넓혀준다는 것.
특히 롯데시절부터 늘 함께 다니는 이충순(李充淳)투수코치는 姜감독의 오른팔이다.
姜감독의 단점은 이기는 경기와 지는 경기의 구분이 너무 뚜렷해 경기가 재미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경기를 일찍 포기해 점수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잦다.연승에집착하지 않고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는 특유의 스타일 때문이기도하지만 선수들이 姜감독의 야구에 젖어버리면 관중들은 쉽게 흥미를 잃게 되는 단점이 있다.
***성 격 姜감독은 대인관계가 원만하다.절대로「적을 만들지않는다」는게 소신.누구의 이야기에나 귀를 기울이고 야구이야기가나오지 않는한 좀처럼 말보따리를 펼치지 않는다.물론 마음속으로는 다 판단을 내리고 있다.
〈李泰一기자〉 ▲생년월일:1946년8월12일▲본적:부산시북구대저동▲출신교:대신중→부산상고→우석대▲감독경력:동아대(78~82년),롯데(91~93년),한화(94~현재)▲계약기간및 연봉:3년,7천만원(94~96년)▲가족관계:부인 박경례(朴敬禮.46) 씨와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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