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료의 일곱가지 이야기 ⑦·끝 절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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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일곱 가지 덕목에 대한 이야기로 매주 토요일 중앙일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주 ‘용기’에 이어 오늘은 마지막으로 ‘절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칼럼을 마지막으로 신학적 덕목 세 가지(믿음, 소망, 사랑)와 전통적 덕목 네 가지(지혜, 정의, 용기, 절제)를 합한 기본 일곱 가지 덕목 시리즈를 마감하고자 합니다.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요한계시록’ 3장 14절은 ‘절제’를 이렇게 묘사합니다(아마도 이 덕목을 그리 탐탁해하지 않는 듯합니다).

 “아멘이신 분이시요, 신실하시고 참되신 증인이시요, 하느님의 창조의 처음이신 분이 말씀하신다. 나는 네 행위를 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겠다.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내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절제와 소통=선불교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옵니다.

 열렬한 불교 신자인 한 여인은 중생을 섬기기 위해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매번 그녀가 시장에 갈 때마다 한 상인이 이 여인에게 추근댔습니다.

 어느 비 오는 날 아침, 그 남자가 다시 추근대자 여인이 참지 못하고 우산으로 남자의 얼굴을 후려쳤습니다. 그날 오후, 그녀는 스님을 찾아가 아침의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다. 미워하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겠어요.”

 그러자 스님이 대답했습니다.

 “그를 미워한 것은 잘못입니다. 다음에 그 자가 다시 무슨 말을 하면, 선한 마음을 먹고, 우산으로 다시 후려치십시오. 그 자는 오직 그렇게 해야만 말을 알아들을 테니까요.” 

 ◆두 친구의 일화=독실한 이슬람교도인 압둘라와 만수르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압둘라가 만수르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꽤 흘렀지만 만수르는 압둘라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만수르가 압둘라에게 물었습니다.

 “형제여, 자네가 내게 도움을 청하였건만, 나는 이제껏 들어주지 않았네. 그런데도 자네는 섭섭해하지 않는 것 같군.”

압둘라가 대답합니다.

 “우리는 오랜 친구 사이 아닌가. 자네가 내 마음에 자리 잡은 것은 내가 자네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훨씬 전부터일세. 자네가 나를 도와주는 것과 관계없이 자네에 대한 나의 애정은 변함없다네.”

 이 말을 들은 만수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자네의 바람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알아보려고 자네를 돕지 않았다네. 이제 자네의 마음이 불화나 미움보다 더 강한 것을 알았으니, 내일 당장 자네의 부탁을 들어주겠네.”  

 ◆이 시리즈를 끝내기 전에 들려주고 싶은 유머

나이 든 부부: 결혼 50주년을 맞은 노부부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토스트의 바삭한 껍질에 버터를 발라 남편에게 건네주고, 대신 부드러운 부분은 자기 몫으로 남겨놓았다.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이 맛있는 부분을 먹고 싶었어. 하지만 당신 생각해서 지난 50년 동안 꾹 참고 당신에게 이 맛있는 부분을 주었지.”

 그러나 놀랍게도 빵 껍질을 받은 남편이 활짝 미소를 지었습니다. “고마워요, 여보. 지난 50년 간 내가 얼마나 빵 껍질을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오. 그런데 당신이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좀 달라고 할 엄두도 못 냈지.”

 젊은 부부:크리스마스 선물로 남편은 아내에게 멋진 넥타이를 두 장 선물 받았습니다. 흐뭇한 마음에 남편은 가장 멋진 옷을 차려입고, 선물 받은 넥타이 중 하나를 골라 매고 아내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아내는 몹시 슬퍼 보였습니다.

 한참을 말없이 있던 아내가 입을 열었다. “여보, 나는 혼란스럽고 걱정이 돼요. 왜 그 넥타이를 맸어요? 다른 건 맘에 들지 않아요?”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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