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병호 의원 이회창 캠프로 … 박근혜 "말려보지 그랬느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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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김병호(부산 부산진 갑.사진) 의원이 30일 탈당, 이회창 무소속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전날 곽성문(대구 중-남)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사람 모두 친박근혜 성향 의원이다.

김병호 의원은 서울 남대문로 이회창 캠프에서 "이 후보와 5년 전 정권교체를 위해 같이 싸웠다가 이기지 못한 경험이 있다"며 "이번엔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고 가장 적임자가 이회창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저께 이회창 후보로부터 도와 달라는 부탁이 있었고, 흔쾌히 돕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적임자가 아닌가.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다 나와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본다. 한나라당 후보보다 이회창 후보가 더 적임자고 깨끗하며 반듯한 대한민국을 만들 인물이라고만 말하겠다."

-박근혜 전 대표와 상의했나.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

-동반 탈당할 의원은.

"당내에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이회창 캠프 이혜연 대변인은 "두 의원의 합류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의 민심이 이회창 후보 쪽으로 바싹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라며 "경천동지할 변화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개인적 선택일 뿐"이라며 '탈당 러시'설을 부인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정치적 입지가 매우 어려운 두 의원"이라며 "하자 있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곳은 하자 있는 후보 진영밖에 없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박 전 대표 측은 두 의원의 탈당이 박 전 대표 측의 전체 기류로 비칠까 봐 곤혹스러워 했다.

고정애 기자

◆김병호 의원=KBS 보도본부장 출신.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02년 8.8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진출했다. 현재 두 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9월 대법원 파기환송심에서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 ▶지난달 16일엔 의사협회 로비건으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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