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페미니즘 'if' 誌 엄을순 새 발행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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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페미니즘 계간지 '이프(if)'가 새 발행인을 선임하고 제2의 도약기를 선언했다.

이프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새 발행인 겸 대표이사로 사진작가 엄을순(48)씨를 선출했다. 신임 엄대표는 "이프를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잡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97년 5월 '여성의 욕망을 아는 잡지'를 지향하며 창간된 이프는 그동안 '지식인 남성의 성희롱''오르가슴을 찾아서''나는 제사가 싫다' 등의 기획을 통해 여성주의 시각의 확산을 꾀해왔다. 또 1999년부터 매년 '안티미스코리아 대회'를 개최해 여성의 성 상품화와 외모지상주의 풍조를 꼬집고 있다.

하지만 이프의 다소 '과격한' 논조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들도 적지 않아 대중화의 한계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엄대표는 "창간 당시에는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급진적인 기획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한풀이식 고발 기사보다 남녀를 함께 아우르는 성숙한 여성주의 시각이 더 호소력이 있는 시대분위기"라며 "일반 주부들과 남성들도 공감할 수 있는 친숙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엄대표는 또 "독자층을 넓히기 위한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은행.병원.미용실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판촉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엄대표는 1978년 이화여대 과학교육과를 졸업한 뒤 도미, 94년 귀국할 때까지 16년 동안 남편(서윤석 이화여대 교수)과 두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며 인테리어와 사진 등을 공부했다.

귀국 후 96년 신구대 사진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인 사진수업을 받고 작가 활동을 해 왔으며 99년부터 이프에서 사진기자.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주대 경영대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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