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시경 의료사고빈발에 경종 시술미숙.소독불량땐 위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지난 5년 동안 일본에서 내시경으로 인한 의료사고로 2백25명의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조사돼 내시경이 일반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일본 소화기내시경학회가 1천3백74개 의료기관을 상대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망례에는 내시경이 장기에 구멍을 뚫어 발생하는 내벽훼손및 출혈,감염으로 나타나는 발열.염증,검사전 마취와 약제투여로 인한 쇼크사등이 포함돼 있다 .
내시경은 인체에 자연적으로 열려있는 코.식도.항문등 구멍이나인위적으로 만든 구멍을 통해 카테터를 집어넣는 기구를 말하는 것으로 크게 검사용과 치료용으로 구분된다.
내시경검사의 대표적인 응용은 역시 소화기 분야.
서울대병원의 경우 위암수술의 25~30%가 조기위암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이는 내시경검사를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내시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내시경치료는 80년대 중반 국내에 선보인 뒤 지금은 모든 외과계열에서 응용할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는 시술법이다.
칼로 째야할 부위에 지름 0.5~1㎝정도의 구멍을 2~4개 뚫고 광원.비디오카메라와 레이저.가위등을 부착한 카테터를 넣어병든 장기를 떼어내거나 출혈부위를 지지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있다. 현재 개복을 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복강경.코내시경.기관지 식도경.대장항문경.골반경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내시경시술이 보편화되면서 전문적인 기술을 갖추지 못한의료인들의 시술이 늘어나고 있고 환자의 집중으로 내시경기기의 소독이 미비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예컨대 위내시경이 식도를 뚫고 기도로 들어간 예가 보고되는가하면 레이저로 위벽을 지지다가 내벽을 뚫거나 혈관을 손상시켜 응급상황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소화기내시경학회의 내시경 세척지침은 강력한 살균제인 2% 글루탈알데히드액에 최소 5분을 담가두고,튜브의 내.외부를 알코올로 완전히 세척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따르지 않고 밀려드는 환자를 처리하기 위해 비눗물이나 소독용 알코 올로 대강 씻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송인성(宋仁誠)교수는『내시경 사용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시술전 환자의 안정상태,약물에 대한 과민반응등을 살피고 철저한 소독만 이뤄지면 내시경만큼 안전하고 효율적인 검사나 치료법도 없다』며 최근일본 언론의 보도로 국내에서 내시경을 기피하는 사례가 있지 않을까 우려했다.
〈黃世喜 의학전문기자.醫博〉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