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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신변비관 사고일까-사병총기난사 사건 의문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사병의 장교살해사건은 정황면에서 여러가지 석연치 않은 의문점들을 낳고 있다.
육군 조사반은 서문석(徐文錫)일병의 가정문제 비관및 사회반감.상관에 대한 막연한 원한등이 범행 동기라고 밝히고 있으나 그렇다면 왜 중대장.소대장등 지휘관만 골라 범행했는지에 가장 큰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밖에▲사상자수가 더이상 없는지▲과연 徐일병은 자살했는지▲평소『죽고싶다』고 하는 사병에게 실탄까지 지급할 정도로 사병관리가 소홀했는지 등에 궁금증을 남기고 있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비관,자살하려 했다면 왜 지휘관들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을까.徐일병은 지휘관 3명에게 각각 2발씩을정확하게 겨냥,사격했다고 군당국은 밝히고 있다.
그가 소총을 난사했다면 몰라도 이같은 조준사격이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이 일어났는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徐일병은 분대장 金병장에게 자신의 소총을 빼앗기자 옆에 있던다른 총으로 하늘과 사선을 향해 공포를 난사하긴 했지만 그것은조준사격후의 일이고 공포난사시 다른 동료사병들을 향해서는 사격을 가하지 않았다.
결국 가정문제로 인한 사고였다는 육군의 1차발표와는 달리 평소에 지휘관들에게 감정이 깊어 이들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교무장탈영사건후 최근 전군(全軍)은 군기강확립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다.그에따른 장교.사병간 갈등및 사병들의 반발도 이번 사건과 무관치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徐일병은 평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죽고싶다』는등 심한 말을 해왔는데도 관할 군부대내에서는 徐일병을 특수관리하지 않고이날 사격훈련시 실탄까지 지급한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또 軍당국은 徐일병이 범행한 총으로 자살했다고 발표했으나 K2소총의 총길이가 98㎝로 길기때문에 자신의 머리에 대고 자살하기가 용이치 않다.
K2소총을 접으면 73.9㎝가 되기 때문에 자살이 가능하다는게 수사관계자의 설명이지만 설득력이 없다.
지휘관을 사살하고 공포를 쏘아대는 극도의 정신혼란 상태에서 소총을 접어 자신의 우측머리에 대고 사격할 만한 경황이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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