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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텔로프(프로끝난뒤 스태프 소개자막)다양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드라마가 끝났다고 바로 채널을 돌리면 손해.줄거리에 묻혀 찾지못했던 감동을 추가로 느껴보세요.
과거 프로그램이 끝난뒤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진 이름을 단순히자막으로 소개하는데 그쳤던 텔로프(Telop)가 드라마의 가장감동적 장면,재미있는 NG 모음,다음회 내용 등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예고편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TV 리모컨 사용의 보편화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시청자를 잡아두기 위한 의도가 우선이지만 전파낭비를 막고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녹화장면이나 스태프의 얼굴을 보여줌으로써드라마가 삶의 한 단면을 반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드라마는드라마일뿐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극속에 빠져들었던 시청자들을 현실로 복귀시키는 임무까지 수행하고 있다.지난주 끝 난 MBC『도전』이 대표적 경우로 마지막회에서 NG장면과 함께 그동안 스태프가 극중인물로 참여했다는 사실을 그 장면의 발췌를 통해 폭로함으로써 현실과 드라마를 명쾌하게 구분짓고 있다.
연출을 맡았던 윤석호PD는 과거 미니시리즈 『질투』의 마지막신에서도 주인공 최진실.최수종이 포옹하고 있는 주위를 제작진들이 둘러싸 환호하는 장면을 공개,지금까지 보아온 것이 단지 드라마일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도록 잔인하게(?)강 요하기도 했다. 다음회에 대한 예고편으로 시청자를 고정시키고 있는 대표적 경우가 KBS 대하드라마 『인간의 땅』.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연급 전 배역이 골고루 등장,주요 장면의 대사와 내레이션을 섞어 짜임새있게 다음주 내용을 예고하고있다. 이 드라마는 또 텔로프 부분에서 화면에 작은 상자를 만들어 주요장면을 보여주며 나머지 검은 바탕에 제작진을 소개하는「TV속의 TV」형식을 사용,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SBS『작별』은 극의 전개과정중 가장 긴장이 고조되는 부분인마지막 장면의 정지화면을 책갈피를 넘기는 형식으로 축소시켜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동을 여운을 유지한채,나머지 여백에 제작진 이름을 소개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 다.
이같은 경향에 대해 MBC최종수(崔宗洙)부국장은 『드라마 텔로프가 단순한 제작진 소개에서 벗어나 짧은 시간이나마 최대한의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영상시대에 걸맞은 제작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李勳範.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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