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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다국적 인재·여성 없는 기업은 도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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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적인 실리콘 업체인 다우코닝의 인력 담당 최고책임자인 데릭 오말리키스(52·사진) 부회장은 27일 “앞으로는 다국적 인재와 여성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진이 세계의 법인들을 돌며 현지 직원들과 대화하는 행사인 ‘글로벌 직원 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를 서울 삼성동 한국다우코닝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국적 인재가 왜 중요한가.

“혁신이 기업의 최고 화두가 됐다. 인재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다양성은 혁신을 불러온다.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모이면 여러 의견을 통해 색다른 문제 해결 방식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이 혁신이다.”

-여성 인재는 기업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전문 분야에서 우수한 교육을 받은 인재 중 절반 또는 그 이상이 여성이다. 여성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인재 풀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일자리로 나올 것이다. 남성이냐 여성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 있는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모든 방편을 강구하는 것이다.”

-인재를 확보하는 방법은.

“좋은 직장 만들기가 해답이다. 근무 환경이 좋아야 인재가 모이고, 인재가 있으면 그 기업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하면 주주를 만족시키는 선순환이 된다. 그 시작이 직원의 행복이다.”

-좋은 직장이란.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곳이다. 성과를 인정하고, 제대로 보상하며, 교육과 커리어 플랜을 통해 밝은 미래를 보여 줘야 한다. 요즘에는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처럼 일만 하면서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

-글로벌 기업은 어떤 인재를 찾는가.

“변화를 받아들이고,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영어는 매우 중요하다.”

-영어는 한국인에게 큰 고민거리다.

“한국인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은 상당 수준이다. 일본보다 잘하고, 중국에는 좀 뒤진다. 일부 유럽 국가나 남미보다 뛰어나다. 10년 후에는 영어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때는 영어를 못하면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박현영 기자

얼마나 일하기 좋은가

 한국다우코닝 이수연(30) 대리는 일주일에 한두 번 집에서 근무한다. 임신 9개월째인 이씨가 하루 2시간씩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것을 알고 회사가 배려한 것이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만 있으면 모든 업무를 똑같이 처리할 수 있도록 회사 시스템을 만들었기에 가능하다. 이씨는 저녁 때 유럽·남미에 있는 동료들과 전화 회의까지 한다. 출산 후에는 홍콩에 있는 매니저와 상의해 일주일에 며칠은 재택근무를 신청할 계획이다.

 재택근무 제도는 직원들에게 자율성과 업무의 유연성을 주기 위해 도입됐다. 여러 나라 임직원이 함께 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많은 아시아 지역에서 야간에 전화 회의나 본사와의 업무를 집에서 처리하고 업무가 없는 낮 시간을 개인적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업무량은 회사에 출근할 때와 같지만, 업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질뿐 아니라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고 회사는 분석했다.

박현영 기자

◆다우코닝=화학회사 다우케미컬과 유리회사 코닝이 1943년 합작으로 세운 실리콘 생산 업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리콘을 상용화했으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이다. 본사는 미국 미시간주에 있으며, 세계 41개 생산기지 및 물류시설을 통해 7000여 종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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