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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몰볼’로 올림픽 티켓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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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스몰볼로 시드니 영광을 재현하겠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 진출을 놓고 숙적 일본·대만과 결전을 벌인다. 26명의 대표 선수들은 27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를 출발, 대만에 도착해 다음달 1일 타이중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 참가한다. 대회 우승팀에만 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일본을 두 차례 꺾으며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2003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선 일본·대만에 모두 져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1일 첫 소집돼 한 달 동안 잠실과 성남 상무구장, 오키나와를 거치며 담금질을 해 왔다. 김경문 감독은 “평소 작전 스타일을 바꿔서라도 무조건 이기겠다”며 두산 감독 땐 잘 시도하지 않던 번트 작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표팀의 모델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당시 대표팀은 한발 앞선 투수 교체와 탄탄한 수비, 찬스를 물고 늘어지는 타격 응집력으로 4강 신화를 일궜다.

김경문호도 이 공식을 이어갈 참이다. 우선 올 시즌 도루 1~4위 이대형(LG),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이상 두산)을 전진 배치했다. 태극마크 베테랑 박재홍(SK)을 탈락시키고 상비군에서 민병헌을 올린 것은 김 감독의 ‘발 야구’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여기에 도루 6위 정근우(SK)까지 가세한 젊은 준족들은 10차례 연습경기에서 40득점 13도루를 합작했다. 우완 오승환(삼성)·한기주(KIA), 좌완 류택현(LG)·장원삼(현대)·권혁(삼성), 언더핸드 정대현(SK)으로 구성된 불펜진은 상시 대기하며 일본·대만 타선이 찬스를 이어갈 여지를 차단할 계획이다.

이충형 기자

◆스몰볼= 2006년 야구월드컵(WBC) 당시 오사다하루 일본 감독이 일본 야구를 ‘스몰볼’이라고 말해 널리 알려진 용어. 타자와 투수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대신 번트와 주루 플레이, 한발 빠른 투수 교체 등 다양한 공격전술과 상대 공격에 따른 맞춤형 투수 운용으로 수 싸움을 위주로 한 작전야구를 말한다. WBC 때의 한국대표팀과 올 시즌 프로야구 우승팀 SK가 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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