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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프리즘] “내가 키운 친구들 사고 한번 안쳤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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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예계는 박진영 세상이다. 가요계부터 보자. 그가 키운 ‘원더걸스’가 ‘텔미’로 열풍을 일으켰다. 곧 이어 그의 가요계 컴백작인 7집 앨범도 대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아예 박진영 판이다. 얼굴만 내밀었다 하면 시청률이 상승해 방송가에서는 박진영을 두고 '시청률 제조기'라 부른다. 그러다 보니 요즘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은 박진영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10년 전 박진영이 설립한 연예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가수 전문에서 출발해, 지금은 MC와 탤런트는 물론 영화배우까지 육성하고 있다. 비와 GOD를 키워낸 박진영과 JYP는 여러 모로 황금기를 맞고 있다.

현재 박진영 사단에 압도된 방송계는 그들의 성공 요인을 두고 한창 설왕설래 중이다. 무엇보다도 그 동안 가요계를 장악해온 연예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의 비교가 화젯거리다. 가수 이수만이 설립한 SM은 과거 박진영과 JYP의 롤 모델(role model)이었지만, 최근 박진영은 경쟁사와 여러 면에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방송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차이점은 박진영이 공중파와의 마찰을 가급적 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7년 하반기 연예계의 최대 이슈인 원더걸스와 박진영 컴백 무대와 관련해, JYP는 3사의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 골고루 얼굴을 내미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반면 SM측은 슈퍼쥬니어 강인의 휴일 예능 프로그램 출연 여부를 두고 MBC측과 마찰을 빚었다. MBC측은 사전 양해 없이 강인이 SBS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강인을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도 하차시키기로 결정했다. 방송사 입장에서 연예 기획사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을 것이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JYP에 비해 SM 측에 대해 더 불만이 많다고 말하곤 한다.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의 한 PD는 “JYP와 SM 사이에는 단순히 규모나 영향력이 아니라 문화의 차이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두 기획사가 집중 육성하는 연예인들 사이에도 차이가 많다. SM이 비교적 외모를 포함한 상품성에 중점을 두는 반면, JYP는 재능을 중심으로 한 스타성에 더욱 치중하는 양상이다. 두 회사 모두 방송에 데뷔시키기 전까지 2~3년간의 치열한 연습생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은 비슷하다. 그러나 JYP측은 노래와 춤은 물론 성격과 같은 인간적인 면모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다. 박진영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그는 GOD의 리드 보컬이었던 김태우가 지나치게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이유로 스튜디오 복도에서 손을 들고 공개적으로 벌을 서게 한 적도 있다. 방송 데뷔 전날 생일 파티를 하려던 비를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혼냈던 일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진영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키운 스타들은 지난 10년간 사고 한 번 안 쳤다”고 득의양양하게 자랑하기도 했다. 실제로 JYP 소속 스타들은 열애설에 시달린 적은 있어도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된 적은 없었다.

두 연예 기획사는 해외 진출 전략도 크게 다르다. 한류 열풍을 주도했던 SM측은 10여년 전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용의주도하게 준비하고 소속 연예인들을 상륙시켜 왔다. 반면 JYP는 아시아 시장을 벗어나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그것도 창업자인 박진영이 무작정 뛰어들어, 입지를 개척해왔다. 당사자가 일단 자리를 잡아 소속 연예인들을 차례로 진출시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비에 이어 지소울과 임정희의 미국 데뷔를 성사시켰다. 연예 기획사 독점의 폐해를 잘 아는 방송계는 접근법이 다른 두 회사가 사실상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게 된 것을 꽤 반기는 눈치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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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가수

1981년

[現] 가수

1982년

[現] SM엔터테인먼트 이사

1952년

[現] JYP엔터테인먼트 대표(프로듀서 겸임)

197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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