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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백일장>14회 일반부 장원 이복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어릴때부터 무작정 문학이 좋아 혼자서 습작을 했습니다.소설가나 시인이 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그저 읽고 쓰는 일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그렇게 30년을 보냈습니다.이번 백일장에 나오면서도 사실 입선 이상은 기대하지 않 았는데 너무나 뜻밖입니다.』 『광화문』으로 대학일반부 장원을 차지한 이복현(41)씨는 『인간정신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는 시』라고 말한다.시는 언어지만 다른 언어처럼 규정짓지 않기 때문에 욕심과 폭력이 개입할 틈이 없다고 한다.
『시를 쓰면 마음이 수양되는 걸 자주 느낍니다.특히 자기 절제를 필요로 하는 시조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세상에 대한 미움의 감정도 그 안에서 눈녹듯 사그라들고 말거든요.』 이씨는 시를 쓰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어찌보면 시를 쓸 수밖에 없는 결코 간단치 않은 세월을보냈다.전남 순천에서 국민학교를 졸업한 이씨는 가난 때문에 진학을 못하고 15세에 단신 상경,막노동.행상을 하면서 서울생활을 시작한다.그러나 공부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 지 못한 이씨는 틈틈이 공부를 해 중.고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방송통신대에 진학하고,내친 김에 동국대 행정대학원에 입학,석사학위를 따낸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때 시는 저의 친구이자 스승이었습니다.불만이 생기면 따뜻한 품으로 정화시켜주고 새로운 길을보여주기도 했으니까요.』 수원지방법원 법정과에 근무하는 이씨는바쁜 생활속에서도 시작(詩作)을 계속해 올해 『문예사조』의 신인상을 받으면서 시인이 됐다.그리고 이번에 중앙시조백일장을 통해 시조시인의 명패까지 갖게 됐다.
그러나 이씨는 자신의 재능이 동서커피문학상에 입선한 부인의 그것만 못하다고 겸손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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