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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부총리 "접대비 50만원 실명제 왜 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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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용섭 국세청장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국세청이 실시 중인 접대비 실명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부총리는 취임 첫날인 11일 저녁 과천에서 재경부 1급 간부와 외청장 등 10여명과 한 상견례를 겸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李청장에게 "접대비 50만원 실명제 같은 쓸데없는 일을 왜 했느냐"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李부총리는 "접대비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의도는 좋을지 몰라도 정책에는 때가 있는 법인데 정책을 실시한 시기가 너무 맞지 않았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판에 (접대비 실명제가) 소비를 더욱 죽일 수 있는 규제 아니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굳이 (접대비 실명제를) 하더라도 1백만~2백만원 정도 범위에서 한두해 시범적으로 실시해 본 뒤 어느 정도 적응되고 난 후 50만원으로 줄여나가든지 해야 한다"면서 "(그런 정책은)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봐가며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당황한 李청장이 "나중에 자세히 보고드리겠다"고 해명하자 李부총리는 "그럴 필요없다. 보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책에 담긴 생각이 중요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李부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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