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홈 비즈니스-어느정도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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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남밑에서 일하기보다는 내 사업을 하고 싶다.』 『출퇴근하지않고 집에서 돈 버는 방법은 없을까.』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져 봄직한 꿈이다.요즘 미국에서는 이 꿈을 현실로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집에서 자기사업을 하는 홈 비즈니스(Home Based Business),우리 말로 굳이 바꾸자면 재택자영업(在宅自營業)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특히 최근 각광을 받고있는 홈비즈니스는 주로 과거 구멍가게식 자영업이 아니라 전문지식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여서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신세대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전망된다.물 론 안정된 직장을 팽개치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큰 위험을 안을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용기가 필요하다.그러나 면밀한 준비를 한다면 예상되는 실패의 위험은 많이 줄일 수도 있다.미국에 불고 있는 홈비즈니스의 실태와 함께 새 사업을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준비와 유망분야를 소개한다.
홈 비즈니스가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우선 「월급쟁이를 벗어나고 싶다」는 샐러리맨들의 공통된 희망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그렇듯이 미국에서도 웬만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은 늘 脫샐러리맨의 기회를 엿본다.언젠가는 나도 「내 사업」을 하겠다는 소박한 꿈은 기업가정신의 출발점인 것이다.홈비즈니스가 재택(在宅)근무와 다른 것은 바로 「자기 사업」을 한다는 점이다.재택근무는 집에서 일한다는 점에서는 홈비즈니스와 같지만 결국은 남을 위해 일하고 월급을 받는데 불과하다.이에반해 홈비즈니스는 단순히 일을 집으로 갖고 들어오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책임아래 사업의 전과정을 도맡아 처리하고 그 대가도 자신이 챙길 수 있다.
직장인들을 홈비즈니스의 모험에 뛰어들게 만드는 또 한가지 요인은 가정과 개인생활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높아졌다는 점이다.회사에서 열심히 일해 승진하는 것도 좋지만 늘 일에 쫓겨 가정을 소흘히 할수 밖에 없다면 그 의미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집에서 사업을 하게 되면 가족과의 접촉이 늘어나고 자녀들에게도 부모가 하는 일을 이해시킬 수 있다.또 간단한 일은 주부나 자녀들이 나누어 맡을수있어 가족 모두가 사업에 동참한다는 연대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처럼 사업과 가정을 결합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데는 80년대이후 급속히 발달한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덕이 크다.집에다 개인용컴퓨터와 자동응답전화기,팩시밀리등을 설치해 놓으면 웬만한 일은모두 혼자서 처리할 수 있다.광고대행업이나 컴퓨 터프로그램업,출판편집같은 일은 이제는 집에서도 얼마든지 할수 있게 됐다.
이에따라 미국에서는 지난 88년 1천3백만명에 불과하던 재택자영업자가 91년에는 2천만명을 넘어섰고,올해는 2천4백만명,내년에는 2천5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붐을 이루는 홈비즈니스가 전통적인 자영업과 다른 점은 전문직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과거 자영업이 농업.소매업.
음식점등이 주종을 이루었던데 반해 최근에는 사업기획.중개.자문업과 컴퓨터프로그램.광고카피라이터.각종 경영대행업 등 새로운 전문직종 종사자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자영업자가 많기는 하지만 구멍가게와 같은 영세한 비전문분야가 대부분이다.그러나 최근 개인용컴퓨터와 이동통신의 보급이 확산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조만간 전문직 종사자들의 脫샐러리맨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가시화될 전망이 다.
〈金鍾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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