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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마라토너 김완기 31일 전국체전 재기다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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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마라톤영웅 황영조(黃永祚.코오롱)의 그늘이 너무 큰 탓일까.
김완기(金完基)이봉주(李鳳柱.이상 코오롱)김재룡(金在龍.한전)등 세계 어느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이들 마라토너들에게 비춰진 스포트라이트는 모아도 한줌 뿐이었다.
짝발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일어선 이봉주는 지난해12월 93호놀룰루국제마라톤 월계관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달 24일 조일마라톤에서 또다시 1위로 골인하며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이어갔고,지난해 보스턴국제마라톤(2위.4월)과 슈투트가르트세 계육상선수권(4위.8월)에서 마라톤 한국의 명성을 드높인 김재룡은 이번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黃과 함께 나서 동메달을 따내는등 시들지않은 불꽃투혼을 과시했다.
이제 김완기가 다시 뛴다.金은 오는 31일 오전10시 대전에서 벌어지는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큰일」을 해내기 위해 운동화끈을 졸라매고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메인스타디움을 출발,시가지→엑스포장→충남대→시가지를 달리며 메인스타디움으로 골인하는 이날 마라톤에서 金이 노리는 것은 딱한가지,黃의 한국최고기록(2시간8분9초)을 단축하는 것이다.나머지 셋이 피로회복을 위해 출전하지 못해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는 이상 월계관 자체는 金의 뇌리에서 이미 벗어났다.
金이 올시즌 마지막레이스가 될 이번 마라톤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그의 가슴에 알알이 박혀있는「국제대회무관(無冠)의 한(恨)」.
다른대회는 차치하고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35㎞지점까지 선두로 달리다 복통과 다리통증 때문에 손끝에 잡힐듯한 월계관을 놓쳤고,부상중임에도 출전한 90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에서는 5위로 밀려나 분루를 삼켰다.
히로시마아시안게임도 그에겐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긴 대회.당초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던 그는 히로시마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며 뛰고 또 뛰었지만 지난7월 뭉쳐버린 오른쪽 장딴지 근육이 끝내 풀리지않아 히로시 마행 티켓을 팀후배 黃에게 넘겨줘야 했다.
2개월여「몸조리」끝에 이제는 70%이상 컨디션을 회복한 상태.새벽 2시간,오후 3시간씩 하루평균 40㎞를 달리며 기록의 날을 위해 맹훈련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金은『비록 전국체전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고향(전북)의 마크를 달고 뛰 는 만큼 각오가 새롭다』며 벌써부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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