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댓글] 여고생 낙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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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여학생을 자녀로 둔 한 어머니의 글로 인터넷 세상이 뜨겁습니다. 여고생들이 수능이 끝나고 ‘낙태계’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다음은 블로그 ‘ggoi.tistory.com’에 오른 문제의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수능을 친 여고생이 엄마에게 30만원을 달라고 했다. 낙태계에 들기 위해서다. 남자 친구가 있는 여고생들은 너댓 명이 모여 낙태계를 한다. 수능 끝나고 한꺼번에 임신한 친구들이 생겨나 돈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임신하면 조퇴하고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는다는데.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피임 교육을 해야 한다.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 중학생들 사이에서도 일부 나타나는 현상이라는데, 부모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현상에 대한 비판보다는 피임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습니다. 네티즌 ‘먹는 언니’는 “이미 퍼져 있는 현상을 막아본들 그게 되나. 더 큰 피해가 오기 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미성년자에게 피임 방법을 알리는 일에 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세라비’는 “낯 뜨거운 이야기지만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런 게 있었다. 피임 교육을 부끄러워 할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yanwlee’는 “부모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면서 “한창 성호르몬이 분비될 시기에 성에 대한 관심 자체를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학생들의 성의식과 성관념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습니다.

 “소수의 문제인데 너무 확대 해석했다(ID:dd)”는 의견도 있었지만 ‘청빛망울’ 외 다수의 네티즌들은 “부모님도 선생님도 모르게 쉬쉬해서 그렇지 소수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댓글에 댓글을 이어 남겼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도 상담할 곳이 마땅치 않은 청소년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는데요. ‘kjmgo’는 “잘 몰라서 순간적으로 실수한 것일 텐데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두려움에 떨고 부모들은 부끄럽게만 여긴다. 가장 먼저 찾아가는 사람이 친구가 아니라 부모여야 할 텐데”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참된 인성교육과 함께 현실을 직시하는 피임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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