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신의나의골프>10.대입 갈림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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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1984년 바빴던 여름이 지나면서 나는 고등학교 12학년 졸업반이 돼 대학선택에 크게 마음을 쓰고 있었다.이미 11학년을마치자마자 우리집 전화는 계속 벨이 울려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때 나에게 공식적으로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고 제의한 대학은모두 18개였다.여기서 잠시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미국대학의 선수 선발을 위한 미국대학체육연맹(NCAA)규정을 소개한다.
우선 운동선수에게 공식적으로 대학입학을 권유하고 협의할 수 있는 시점은 11학년이 끝나면서부터다.그 이전에는 일반적인 학교 소개와 스포츠팀에 대한 설명을 서신으로만 할 수 있을 뿐이다.방문 면담은 일체 금한다.
스카우트 조건도 상한은 장학금 전액 지원이다.등록금.기숙사비.책값 이외 어떤 편의 제공도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미국대학들은 각 경기종목에 맞게 NCAA가 책정해준 한도 안에서 예산을 배분하기 때문에 전액장학금을 받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해 12월까지 학교를 결정하기로 마음먹고 10월부터 관심있는 학교를 방문하기 시작했다.학교의 비용으로 방문이 가능한 학교는 5개로 제한된다는 규정에 따라 조지아주립대를 비롯한 5개대학을 방문한 뒤 나와 우리 식구들은 고민에 빠 졌다.초일류 대학으로 선망의 대상인 스탠퍼드와 골프의 전통과 막강한 실력을갖춘 애리조나 주립대를 놓고 선택이 어려웠기 때문이다.두 학교코치들과 등거리 관계를 유지하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는동안 어느덧 해가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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