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北美회담 타결-남.북.美 3당사자 손익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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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번 협상을 통해 남북한과 미국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가.합의문에 담긴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한국이 얻은 것은 우선 안보적 이익이다.
북한의 현재와 과거.미래의 핵위협이 당분간 동결되고 궁극적으로는 제거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또 남북한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한반도 평화정착 기반이 공고해졌다.
한반도 긴장이 완화돼 전쟁발발 가능성이 크게 줄게 된 것이다.또 한국형 경수로를 제공키로 함에 따라 남북한간 실질적 화해협력의 기반이 마련됐다.
경수로 건설과정에는 수많은 인적 교류가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협상결과 한국은 적잖은 경제적 부담을 갖게 됐다.한국형경수로 건설비 40억달러(3조2천억원)와 북한에 대한 대체에너지 지원비용중 한국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부담키로 돼 있으므로최소한 약 30억 달러정도의 지출은 불가피할 전 망이다.
아쉬운 것은「先과거 핵규명.後경수로지원」원칙이 관철되지 않은부분.최악의 경우 우리가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은뒤 북한의 태도표변으로 핵위협이 상존할수 있다는 의구심이 남아 있다.
북한은 얻은 것이 무척 많다.우선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할 수있는 수단을 확보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경화(硬貨)부족으로 구매가 어려웠던 상당량의 중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한미가 제공키로 한 대체에너지가 그것이며 당장 내년부터 효과를 얻게 된다.
또 북-미관계가 빠른 시일내에 개선될 수 있게 된 것도 북한의 경제난 극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배상금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한편 북한은 핵협상 타결로 개방의 거센 파고(波高)앞에 놓이게 됐다.
핵카드가 극도로 폐쇄된 북한체제를 개방시키려는 서방의 압력을지연시키고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었다면 조만간 그 효력을 잃게 됨으로써 체제위기가 고조될 위험도 점쳐볼 수 있다.
***미 국 미국이야말로 실질적으로 얻은 게 가장 많다고 보인다.우선 국제적 핵非확산체제 유지라는 세계전략의 주요 목표를달성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의 핵위협 제거는 내년에 있을 핵확산금지조약(NPT)연장회의에서 연장을 보장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또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이익이다.미국은 비약적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유지.확대하는 것을주요 전략목표로 삼고 있다.
더 신나는 것은 두가지 떡을 경제적 손실이 거의 없이 손에 넣게 된 점이다.
잇따른 대외정책 실패로 궁지에 몰린 클린턴 행정부로선 북핵문제 해결로 심기일전해 11월 중간선거를 치르게 됐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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