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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회견 지켜 본 한나라 "완전 헛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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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에리카 김의 기자회견이 다음날로 예고된 20일 한나라당엔 긴장감이 흘렀다. 대변인단과 공보특보단, 당 클린정치위원회 소속 변호사단이 이날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했다. 21일 새벽엔 미국 현지 상황을 체크하는 등 움직임도 부산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2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기자회견장에 에리카 김이 아닌 김경준씨 부인 이보라씨가 들어섰고, 이면계약서를 공개하지도 않자 이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한나라당은 이씨 기자회견을 놓고 "전혀 새로운 것이 없는 헛방"이라고 깎아 내렸다.

21일 열린 원내대책회의는 이보라씨 기자회견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안상수 원내대표="상당히 중요한 내용이 나올 걸로 생각했는데 변명으로 일관해 실망했다. 김경준씨의 범죄인 송환 재판 미국 판결문에 보면 김씨의 유죄가 다 인정돼 있다. 이명박 후보에 관한 내용은 한 줄도 없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기자회견 한다고 소란만 피우더니 결국 뻥튀기, 헛소리라는 게 확인됐다. 완전 헛방이다. 위조 서류가 담긴 서류 뭉치가 한국에 있고 입증 자료가 곧 발표된다지만 전혀 없었다. 그러니 에리카 김이 안 나선 것이다."

당 클린정치위원회의 고승덕 변호사는 이보라씨가 "김경준씨와 이 후보가 처음 만난 게 1999년 초"라고 주장한 데 대해 "김씨와 이 후보는 2000년 초 처음 접촉했다"고 반박했다. 고 변호사는 입증 자료로 당시 작성된 김경준씨의 친필 메모와 편지 등을 공개했다.

◆신당 '운전기사 취업' 고발=이날 대통합민주신당은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BBK 불씨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최재성 공보부대표는 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씨의 기자회견과 관련, "이명박 후보의 측근인 이진영씨가 '이 후보의 e뱅크코리아 브로슈어(안내책자)와 명함은 진짜'라고 말했다는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며 "김경준씨와 이 후보가 1999년 초 만났다고 했는데 이는 BBK의 최초 설립 과정에도 이 후보가 관여했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어 "김경준씨 가족의 증언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밝혀진 근거만으로도 검찰이 충분히 진실규명을 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신당 측은 '운전기사 위장취업'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를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중앙선관위에 고발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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