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어떻게 뽑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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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새로운 세계무역질서를 관장할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초대사무총장을 놓고 막판 각축이 치열하다. 초대 사무총장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김철수(金喆壽)상공장관을 비롯,살리나스 멕시코대통령,루기에로 前이탈리아 무역장관등이 후보로 나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WTO사무총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 다른 국제기구와마찬가지로 투표등 뚜렷한 공식절차없이 총회의장이 각국 대표와 협의,후보자를 압축시키는 이른바 「합의유도(컨센서스)방식」에 의해 선출된다.각국의 합의에 따라 후보가 단일화 되면 이를 총회에서 승인함으로써 확정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現의장인 세제피 제네바주재 헝가리대사가 주요국 대표들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세제피의장은 일단 이달말까지후보단일화를 이뤄보겠다고 했지만 각 후보간의 각축이 치열해 이약속을 지키기는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달말까지 합의에 실패할 경우 선출시한을 연장하게 되는데 아무리 늦더라도 12월초를 넘길 수는 없다.오는 12월6일로 예정된 각료회의에서는 WTO출범과 관련된 준비를 모두 마치고 최종 설립방안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합의유도에 의한 후보단일화를 낙관하기 어렵다.세 후보가 각기 지역적인 배경을 갖고 대륙간에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인데다 아직 어느 쪽도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오는 12월초까지 계속될 막후접촉에서 합의유도에 의한 후보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각료회의에서 사무총장 선출방법을처음부터 다시 논의하게 된다.이렇게 되면 OECD처럼 임시총장에 의한 대행체제로 갈 가능성도 있다.
〈金鍾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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