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廢농기구공해 심각 처리장신설등 대책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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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오래된 못쓰는 농기구가 농촌지역의 새로운 공해로 등장했다.
해마다 농한기(農閑期)만 되면 농민들은 거의 고철이 다돼 쓸모가 없는 경운기등 농기구를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논이나 들에그대로 방치하고 있다.이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녹물과 기름등이환경오염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데 정작 일선 시.군에서 폐농기구를 일반 폐기물로 간주,처리하려고 들면 농민들이 동의하지 않아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다.
고민하던 정부는 올해 경기.충북.전남.경북등 4개 도에 폐농기구 처리장을 짓도록 2억원씩 지원했다.내년에는 나머지 5개도에도 2억원씩 자금을 대줄 계획이다.이 처리장이 세워지면 폐농기구 처리에 다소 도움이 되겠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처리장을 한 업체가 맡아 운영한다 하더라도 이 업무만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데 농림수산부의 고민이 있다.다른 사업을 함께 하도록 배려해줘야 채산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농림수산부는 일손이 부족한 농민들의 농사를 대신 지어주는 위탁영농회사로 하여금 별로 할 일이 없는 농한기에 이 폐농기구 처리를 하도록 맡기는 방안을 고려중이다.위탁영농회사가 이 일을 할 경우 운영자금과 폐농기구를 운반할 중 장비를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자금을 일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이미 이 사업에 뛰어든 위탁영농회사도 있다.
충남 보령군 청소면의「청소 위탁영농회사」(대표 印明鎭)는 작년 5월부터 농한기에 폐농기구를 농민들로부터 ㎏당 20원에 사들여 인천제철에 팔아 인건비를 웃도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印씨는『영농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농한기에는 직원들이 그냥 놀기만 해 인력손실이 많아 궁리끝에 폐농기구를 처리하는 일을 맡았다』며『그동안 1천대 가량의 폐농기구를 사서 인천제철에 되팔았다』고 말했다.
전국 농가에 보급돼 있는 농기구는 93년말 현재 경운기(79만9천대)와 이앙기(21만2천대)등 총 2백77만7천대인데 농림수산부는 이 가운데 2%인 5만5천대정도를 폐농기구로 보고 있다. 〈朴義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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