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품 미국 수출비중 8년새21%로 半減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미국 시장이 멀어져가고 있다.80년대 후반까지 성큼성큼 늘어가던 대미(對美)수출이 최근들어 인건비 상승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로 갈수록 감소,이제는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으로서의 이름마저 무색해질 정도다.
전체 수출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지만 미국시장의 비중은 86년 40%를 꼭지점으로 줄어들기 시작,올들어서는 절반수준인 21.9%까지 낮아졌다.대미 수출금액 역시 88년 2백14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서 미국시장의 중요성이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수출감소=88년 2백14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던 대미수출은 92년 1백80억달러로 줄었고 93년에도 1백81억달러에 그쳤다.이에 따라 전체 수출시장에서의 미국의 비중도 86년40%이후 해마다 큰 폭으로 떨어져▲90년 2 9.8%▲92년23.6%▲올7월까지 21.9%로 떨어졌다.
〈그림참조〉 자동차(부품포함)의 경우 88년 미국내 수요폭발로 31억달러나 수출했지만 지난해에는 이보다 73%가 줄어든 8억달러에 그쳤다.세계 최고품질을 자랑한다는 의류도 88년 15억달러에서 93년 13억달러로 줄었다.전기.전자 제품이 같은기간중 38% 늘어나 최대 수출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나 다른 품목의 감소세를 벌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문제점과 대응방안=가격경쟁력 약화도 문제지만 현지 마케팅에대한 우리의 노력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미국시장이 저가.중가.고가시장으로 철저하게 나눠진 점을 감안할때「선진국」이라는 이미지에 매달려 품질개선에만 나서는 우리 기업의 대응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무역진흥공사 김용집(金容鏶)기획관리본부장은『우리 기업이 진출한 지역은 미국 50개주 가운데 10개주에 불과할 정도로 대도시 위주로 수출하고 있다』며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만큼 옛날식 수출방식에서 벗어나 유통구조에 직접 뛰어드는등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업계 역시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중이나 일부 특화된 품목을 제외하고는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않다는 지적이다.
(주)쌍용의 김동균(金東均)해외업무부장은『기술축적을 통한 수출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고 우회수출 역시 생산기지 건설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만큼 당분간은 수출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柳奎夏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