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실무진 식사도 거르며 합의문안 검토-北美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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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미(北-美)회담 타결이 거의 임박한 가운데 제네바 현지에서는 일부에서 회담연기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어 주목.
이같은 연기설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근거를 둔 것으로 경수로 지원에 돈을 대는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합의초안에 반대할 경우 미국이 한국을 따돌린 채 북한과 전격적으로 합의하기는 어려우리라는 관측이다.
한 소식통은 13일 이와 관련,『金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협상태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특별사찰은 경수로 건설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국의 강경한 입장을 외면하고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이같은 한국 입장을 북한측이 수용하지않을 경우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회담은 주말로 종료되고 협상이 제3차회담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타결을 전제로한 합의문 발표시기에 대한 갖가지 관측이 회담장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5일이 김일성(金日成)사망 1백일이 되는 날이라는 점을 들어 이날 발표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는 가하면 탈상(脫喪)성격을띤 15일이 축하행사를 벌이는 날로는 부적절하므로 14일 저녁이 D데이라는 의견까지 설(說)이 무성하다.
또 일부에서는 美대표부가 유럽지역의 미국등 서방 신문과 TV,통신사에 전화를 걸어 14일 오후1시까지 제네바로 집합해 줄것을 요청했다는 미확인 소문도 떠돌고 있다.
한편 세리던 벨 美대표부 공보관은 13일 한국대표부의 金창호공보관에게『이번 회담 취재를 위해 온 한국기자들이 모두 몇명이냐』는 전화를 걸어와 미국이 합의문 발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추측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양측 11시간동안 숙의 ○…북한과 미국은 13일 오전10시(현지시간)부터 美대표부에서 11시간여동안 합의문 작성을 위한 실무진들의 최종 검토작업을 벌였다.
양측은 이날 회담장 안으로 햄버거를 시켜 점심을 대신하고 오후9시까지 저녁을 거르는등 막바지 작업에 전에 없는 열의를 보여 한때 이날중 타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이내 수그러들었다.
[제네바=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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