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본 노벨경제학상 수상 존 하사니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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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존 하사니교수는 개인적으로는 평범한 노인처럼 보이지만 학문적으로는 한치도 물러섬이 없는 대가적인 풍모를 지닌 분이다.
게임이론 분야를 개척한 1인자면서 공리주의의 타당성을 현대적인 경제이론으로 증명해낼 만큼 사회철학쪽의 관심도 높다.
그는 버클리대에 오래 몸담았지만 박사학위를 받기 전에 이미 사회계약론을 주장하는 존 롤즈교수와 논쟁을 벌일 만큼 공리주의사회과학자로 유명해진 특이한 경력을 지녔다.
이런 배경 때문에 강의를 많이 하지않으면서도 학생들에게 진리를 가르친다는 자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게 했다.단순한 경제학자가 아니었던 것이다.강의중에도 학점에 연연하지 말고 진리를탐구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했고 실 제로 학점을 후하게 주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의 신념대로 공리주의를 철저하게 실행하고 있다.강의가 없는 대부분의 시간을 버클리 언덕에 있는 검소한 집에서 연구에 몰두하면서 보내는데 학생들을 집으로 불러 논문지도와 함께 학문에 임하는 자세를 들려줄 정도 로 자상하다. 한번은 논문지도를 위해 그의 집으로 초대받았는데 집을 못찾아 약속시간보다 늦었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고 맞아주었다.
〈金完鎭 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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