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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물렀거라!] ⑧ ‘진화’하는 항히스타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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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가 쓰던 약병이 올해 베벌리힐스의 한 경매 시장에서 200만원이 넘는 고가에 팔려 화제가 됐다. 우연히도 약병 안에는 항히스타민제와 비충혈제거제가 들어 있었다. 당시 다양한 질병으로 고생하던 엘비스도 몸에 지녔을 정도로 항히스타민제는 전 세계에 걸쳐 널리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였던 것이다.

히스타민이란 우리 몸의 비만세포와 호염구에서 생성되는 물질이다. 기관지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두드러기 등을 유발시킬 뿐 아니라 위장관과 중추신경계까지 작용해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거나 내장의 근육을 수축시켜 드물게는 치명적 장기 손상을 불러온다. 항히스타민제는 이러한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진 약물이다.

항히스타민제는 1937년께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보벳(Bovet) 등의 연구진이 히스타민의 독성으로부터 동물의 장기를 보호할 수 있는 화합물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42년엔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항히스타민제가 개발됐다. 이후 보벳의 연구 업적은 5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연구는 계속돼 효과는 높아지고, 독성은 낮은 화합물이 속속 개발됐다. 21세기에는 경구용 정제 외에도 뿌리는 제제 등 100가지 이상의 다양한 항히스타민제가 시판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약물이다. 알레르기 비염·결막염·두드러기·천식을 포함해 초기 감기나 차멀미에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여러 알레르기 질환에 사용되는 만큼 복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기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감기를 예방하거나 치료기간을 단축시키진 못하며, 천식 치료에 단독으로 쓰이기 어렵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성인에겐 졸음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소아에겐 잘못 처방할 경우 뇌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기존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동시에, 히스타민의 영향으로 장기간 발생하는 지속성 알레르기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이 주로 연구되고 있다. 이미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신세대 치료제는 그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주목 받고 있다.

알레르기는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므로 증상을 지속 관리해 주는 효과적 약물의 사용이 점차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항히스타민제 또한 세대 변화를 거듭하면서 구세대의 약점을 보완해 가고 있기에 알레르기 극복의 길은 점차 가까워질 전망이다.

윤호주 교수 한양대 의대 내과학교실

※http://healthcare.joins.com에 들어가시면 더 많은 알레르기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한국 유씨비제약이 후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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