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에너지 공동체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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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SK에너지가 후원한 ‘동북아시아 에너지와 안보. 세미나가 16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패널들의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김성룡 기자]

동북아시아에서 에너지 협력을 위한 안보협의체를 만들자는 구상이 국제학술대회에서 제기됐다. 16, 17일 이틀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리고 있는 ‘동북아 에너지와 안보’ 국제 세미나에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러시아·중국·일본 등지에서 온 에너지 전문가 30여 명이 주제발표 후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하용출 국제정치학회장(서울대 교수)은 “에너지를 통해 동북아의 공동체를 구축하고 나아가 동북아 평화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에너지 안보에 공동 대처”=회의 참석자들은 에너지 문제가 단순한 수요·공급 원칙을 넘어 에너지 민족주의 및 안보와 직결된다는 데 공감했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의 자오홍투 연구위원은 “동북아의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만 중동 같은 역외의 공급에 절대량을 의존해 에너지 안보가 더욱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중·일 3국의 에너지 소비는 전 세계 소비량의 21.9%에 달한다. 유럽(16.4%)을 제쳤고 미국(22.2%)에 버금간다. 일본 동북아경제연구소의 이토 쇼이치 연구위원은 “에너지 소비자 그룹 간의 정책 조율이 중요하다”며 “한·중·일은 물론 미국까지 포함된 다자(多者)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오일허브 만들자”=한국석유공사의 황상철 석유사업처장은 “석유의 정유·저장·거래를 할 수 있는 ‘오일 허브’를 한국에 만들자는 구상이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석유 소비가 급증하면서 물동량과 저장 수요가 늘어, 역내 석유 시장이 형성될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 오일허브는 미국 걸프만, 유럽의 ARA, 아시아의 싱가포르 세 곳이다. 황 처장은 “아시아 석유 시장이 커져 역내에 오일 허브 한 곳이 더 생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오일 허브는 남아시아와 인도를, 한국의 오일허브는 중국·일본과 미국·캐나다 등 환태평양 지역을 활동 무대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현영 기자 ,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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