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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취재>물전쟁-현황과 대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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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포항지역이 4개월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물전쟁에 돌입한다.
포항시민과 포항지역 업체가 공급받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는 15일부터 평소사용량보다 각각 26%,50%씩 줄어들게 된다.
특히 포항시 공업용수 공급량의 80%를 담당해온 영천댐은 내년 1월20일 이후엔 단 한방울의 물도 공급하지 못하게 될 판이다. 포항지역 강우량은 올들어 8일 현재 4백31.3㎜로 작년 같은 기간(1천91.1㎜)의 40%에 불과하다.또 10월부터 연말까지 연평균 강우량이 2백41㎜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강우만으로 물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계산 이다.
이에 따라 포항제철등 포항지역 업체들은 지하수개발.용수재활용.담수화 플랜트도입등 물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묘안을 짜내느라 여념이 없다.
심한 경우 인분이 함유된 생활오수를 필터로 걸러내 공업용수로재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낸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시.수자원공사도 지하수개발을 통한 용수확보와 절수운동에 앞장서기는 마찬가지.
현재 포항지역에 뚫린 지하수구멍은 2백여개.그러나 지하수에 철등 치명적인 염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공업용수로 부적격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또 각 업체들이 지하수개발에 실패한후 폐공 처리를 완벽하게 하지 않을 경우 그나마 부족 한 물도 오염으로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용수공급 현황및 계획=포항시는 평소 생활용수 13만5천t,공업용수 27만3천t등 모두 하루 40만8천t의 물을 영천댐.
형산강을 통해 공급받아왔다.그러나 가뭄이 계속되면서 이같은 공급량은 단계적으로 감소되기 시작했다.포항시의 생활용수는 지난달10일부터 평소보다 18.5%줄어든 11만t, 공업용수는 지난달 10일부터 30%줄어든 19만1천t이 공급되고 있다.포항시와 수자원공사는 15일부터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각각 10만t,13만6천5백tt으로 줄여 공급할 계획이다.
◆각 업체별 현황및 영향=포항지역 업체들은 용수공급이 50%감소되는 15일부터 조업단축을 실시할 업체들이 잇따라 나타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항제철소가 지하수개발.생활오수 재활용등이 성공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생산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는 것. 포항철강공업관리공단이 1백84개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최근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2개업체가 50% 용수감량때 생산량이 20~5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표참조〉 이강희 공단이사는 『공단내 암반이 물이 잘 나오지않는 이암층이어서 지하수개발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며『지하수를 개발해도 염분이 많아 용수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선재제품을 생산하는 코스틸은 15일 이후 하루 생산량이 50%로 줄어들 전망이며 영일레미콘은 40%, 동서화학등도 30%의 감산을 예상하고 있다.
동양석판은 지하수개발을 추진중이지만 식음용 캔을 세척하는 세척수로는 지하수를 사용할 수 없어 2개라인중 1개라인을 폐쇄해야 할 입장이다.
강원산업도 현재 지하수개발을 추진해 용수공급 감소분을 충당할계획이지만 염분이 많아 고전중이다.
◆업체별 대책=대부분의 업체들이 지하수개발과 용수의 재활용비율을 높이거나 목욕.화장실의 물사용량등을 줄이는 방법을 쓰고 있다.이중에서 가장 다양한 방법을 채택하는 곳은 포항제철소다.
포항제철소는 입지조건상 염분이 적은 지하수를 개발할 수 있는데다 인근 주택단지의 생활오수를 재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수자원공사로부터 지난달 10일부터 30% 감소된하루 8만8천t의 용수를 공급받고 있고 이달 15일부터 다시 7만7천t,내년 1월부터는 6만t을 공급받게 된다.
포항제철소는 생산공정 개선과 자체 절수운동을 통해 지난달부터하루 전체 물사용량을 13만5천t,이달 15일에는 13만t,내년 1월에는 12만5천t으로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부터 지하수 취수공 4공(하루 예상취수량 1만t)을 뚫고 냉천에서 생활오수를 취수해 찌꺼기를 걸러내 하루 1만t의 용수를 새로 확보하기로 했다.
또 12월부터 인근 농가의 우물(하루 공급량 5천t),내년 1월부터는 미국에서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담수화플랜트(하루처리량 5천t)를 임대해 1만t의 용수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대책=포항시와 수자원공사는 최대한 저수된 물을 사용하고지하수개발을 통해 모자라는 물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비상대책을 지난 4일 마련,국무총리행정조정실등에 보고한 상태다.
수자원공사는 15일 영천댐의 수위가 취수구의 최저한계인 1백38m이하로 내려갈때에 대비,바지선을 띄워 양수기로 취수구에 물을 넣어 이를 포항시와 업체들에 공급하기로 했다.
포항시와 수자원공사는 형산강등 지표면에 스며든 물을 개발하기위해 이달부터 각각 50개공,18개공을 뚫기로 했다.
[포항=송명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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