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木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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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진(晋)나라 때의 일이다.강남에 하통(夏統)이라는 자가 있었다.한 번은 도읍 낙양에 갔는데 가충(賈充)이라는 자가 그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
당시 가충은 정치적인 야망에 가득 차 있었던 사람으로 이 기회에 그를 이용해 출세하고 싶었다.
그러나 하통은 진작부터 관도(官途)에는 관심이 없었으므로 가충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말았다.
하지만 가충은 매우 교활한 사람이었다.물러서기는커녕 오히려 각종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끈질기게 유혹해왔다.수십명의 군졸들을 도열시켜 놓고 열병을 시키는가 하면 성대한 잔치를 벌이고는화려한 의상을 걸친 무희들을 등장시켜 야릇한 춤 을 추게 했다. 『정치를 하겠다는 말씀만 하십시오.그러면 저 군대와 여자는모두….』 그러나 하통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이렇게 하기를여러 번,마침내 가충도 단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는 잔뜩볼 멘 소리로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하통 그 녀석 말이야,제깐 놈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마치 나무로 만든 사람(木人)에다 돌 심장(石心)을 달고 있는 놈 같다니깐….』목인석심(木人石心)의 고사다.줄여서 목석(木石)이되었다. 아무리 설득해도 나무나 돌처럼 무표정하게 반응이 없는사람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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