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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업자 날림시공 관리부실 환절기 가스사고비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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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환절기를 맞아 도시가스(LNG).LP가스등 가스안전사고에 비상이 걸렸다.
가스가 도시는 물론 농촌지역에서까지 「연탄을 대신한 대중연료」로 정착했지만 무자격업자들의 부실시공.관리부실.부주의등으로 88년이후 6년간 전국 가스사용가구수가 2배 늘어난데 비해 가스폭발.질식사등 안전사고는 6배이상 증가하고 피해 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환절기에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가스난방시설을 가동하는데다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날림시공한 배관등에서 가스유출 위험이 커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
전체 가스사고의 30%가량이 10~12월에 집중되고 있다.
◇사고증가=88년 전국LPG.LNG 사용가구수는 전체가구의 51%인 5백54만가구였으나 93년말 94.8%인 1천2백31만가구로 2.1배 증가했다.이 기간 가스폭발.가스누출등 안전사고는 16건에서 97건으로 6배이상 늘었고 올 들 어서는 이미80건이 발생,지난해 14명이었던 사망자가 25명에 이르는등 피해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최근 사건의 경우 4일 경기도광명시광명4동 연립주택 지하 이영금씨(32) 일가족 5명이 LP가스 배기통에서 폐가스가 역류하는 바람에 모두 질식사했다.이씨는 3년전 난방시설을 기름보일러에서 LP가스로 바꿨으며 규격미달의 LP배기통이 제구실을 하지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보다 하루전인 3일에는 경기도안산시원곡본동 윤순택씨(35)일가족 4명이 지하 보일러실의 배기통이 여름동안 내렸던 빗물에막히는 바람에 역류된 가스로 모두 숨졌다.
◇문제점=90년부터 올상반기까지 발생한 4백12건의 가스사고는▲취급부주의 52.9%▲무자격자 시공등 시설미비 32.8%▲불량제품사용 14.4%로 사용자부주의와 장비.설치 잘못이 절반씩이었다.
LP가스 시공업자 양모씨(42.경기도광명시광명동)는 『80년대 후반부터 가스사용가구수가 급증하면서 무허가 설비업자들이 난립했고 이때 이들이 날림시공한 시설들이 설치 3~4년이 지난 올해부터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현행 「도시가스사업법」「LP가스안전및 사업관리법」은 보일러시공자측에 가스보일러 설치후 시공확인서를 부착토록 하는 외에 가스공급자에게▲6개월마다 누설점검▲연 1회 가스보일러시설을 점검하고 점검표를 작성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소비자보 호원 조사에 따르면 79.3%의 사용자가 한번도 점검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안전공사는 사고방지를 위해 해마다 설비업자 교육을 실시,지난해까지 8천5백46명을 배출했고 올해도 2천4백여명에게 자격증을 발급할 예정이지만 교육일정이▲가스보일러시공 자격자가 이론.실습을 포함해 4일(24시간)▲기름보일러시공자 등 미자격자는 5일(30시간)로 한정돼 교육효과가 의문시되는 형편이다.
가스사고는 대부분 폭발사고와 함께 일어나기 때문에 건물붕괴등이웃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주는데도 사용자들의 주의가 부족한 실정이다.소비자보호원 조사에 따르면 가스사용가구중 가스누출여부를비누거품 검사등으로 확인해본 사용자는 36%에 불과하다.
〈김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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