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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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영삼대통령은 8일 낮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갖고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남북 관계와 연말 당정개편.부패척결.경제문제등 주요 현안에 대해 1시간 30분간 견해를 피력했다. 다음은 문답요지.
-남북대화에 관한 특별한 구상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북한과 체제경쟁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북한은 남한을 교란시키고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망상은 포기해야 합니다.가능성도 없는일이고 쓸데없는 짓입니다.
북한과 지난 50년동안 4백회 대화를 했지만 건설적인 대화는없었으며 중요한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았습니다.물론 우리는 북한에 대해 우위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의연하고 당당하게 임할생각입니다.』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에서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키로 했는데요.
『북한이 1개는 물론 반개의 핵무기도 보유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북한이 진실로 남북평화를 원한다면 핵개발을 중지해야 합니다.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도 필요에 따라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할 수 밖에 없습니다.우리 자체를 지키기 위해서는 힘을 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핵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경협문제를 풀어갈 용의는 없는지요.
『일부에서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경협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늦으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일이 서둘러 경협에 들어갈것으로는 생각지 않으며 그럴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핵문제가 타결되기 전에 경협문제를 생각해서는 안될 것입니 다.』 -제네바의 북-미협상에 대한 전망과 핵문제와 관련,유엔안보리의 제재에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북한핵문제에 대해 한.미간엔 사전사후에 충분히 협의를 하는등 확고한 공조체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여기(제네바회담)에서 끝내 타결되지 않으면 결국 갈수 있는 길은 유엔안보리 회부뿐이라는 차원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핵문제는 큰 원칙을 지켜야 하며 이같은 원칙이 변해서는 안된다는 게 나와 클린턴대통령과의 약속입니다.』 -지자제 후보에 대한 인선작업은 언제 할 것이며 인선기준은.
『10개월이나 남은 이 시점에서 그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공정한 선거를 하기 위해서도 너무 빨리 선거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대폭개각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요.
『내각개편과 관련,우리 언론은 일본식에 젖어 있습니다.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총리가 바뀌면 내각이 전부 바뀌어야 하지만 대통령 중심제하에서는 대폭개각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봐도 되는지요.
『마음대로 생각해도 좋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박태준씨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내가 얘기 안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 -대통령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참모진들에 문제가 있어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취임후 인기가 너무 높은 것이 잘못됐다고 보았으며 걱정도 했습니다.
얼마전 우리 나름대로 조사를 했지만 현재의 지지도도 높다고 봅니다.참모들은 나에게 모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문민정부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를 바라는 그룹이 있습니다.그들은 바른 얘기를 하고 있으며 토론을 해 문서로 나에게 전달합니다.내가 듣기 싫은 소리는 잘 안듣는다는 일부의 얘기는잘못된 것입니다.』 -연말에 당개편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특별히 그럴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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