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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총파업 … 프랑스 올스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지난달에 이어 다시 한 번 프랑스 전역이 올스톱 됐다. 공무원 운송 노조가 13일 오후 8시(현지시간)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추진하는 공공부문 연금개혁안에 반대해서다.

프랑스전력공사(EDF)와 가스공사(GDF) 등도 동참했다. 공공 부문 노조는 이번 파업을 "프랑스 정부가 항복할 때까지"라고 못박았다. 때문에 파업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학 개혁에 반대하는 학생 노조가 힘을 더했으며 20일부터는 교사노조 등이 합류하면서 규모도 더욱 커진다.

프랑스 언론은 '예상했던 대로'라는 표현을 썼다. 파리교통공사(RATP) 파업으로 지하철 운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파리로 진입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마비됐다. 프랑스 아침 뉴스에서는 열 대 중 한 대만 운행된다고 했지만 지하철역에서는 30분 이상을 기다려도 지하철이 오지 않았다. 이따금씩 오는 지하철에 서로 올라타려다 승객끼리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파리시 외곽과 도심을 잇는 교외노선 전철(RER)의 운행 중단으로 인해 파리 고속도로와 외곽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파리 북쪽에서 파리 순환도로로 진입하는 A1 고속도로의 경우 15~20㎞씩 자동차가 길게 늘어섰다. 다른 고속도로에서도 여러 구간 주차장 같은 정체현상이 나타났다. 프랑스국영철도회사(SNCF) 산하 8개 노조 가운데 열차기관사 노조인 FGAAC를 제외한 7개 노조가 모두 파업에 참여했다. TGV도 평소 운행에 투입되는 전체 700대 중 90대만 정상 운행됐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의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은 "오늘의 파업은 성공적으로 정부에 국민의 뜻을 전하기에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 의지를 관철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 뜻은 파업에 관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일간지 레제코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55%가 파업 자체를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파업에 반대하는 사람은 더 많았다(62%).SNCF 측은 이번 파업으로 하루에 2000만 유로(약 268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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