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밤거리 다니지 말라" 탤런트 백일섭씨 발언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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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무소속 후보 캠프가 경찰에 경호를 앞당겨 요청했다. 이흥주 홍보팀장은 14일 이택순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테러 위협이 현실로 드러난 만큼 경찰이 후보 등록 이전이라도 경호 인력을 파견하거나 지방 방문 때 현지 경찰을 통해 경호와 경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장은 "당장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경찰청은 이날 이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 대한 경찰 경호를 16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무소속 후보의 경찰 경호는 후보 등록(25~26일) 이후 이뤄진다. 그럼에도 경찰청이 경호에 나선 것은 비상 상황임을 고려한 때문이다. 이 후보에겐 12일 공기총 살해협박 소동이 발생한 데다 13일엔 이 후보가 계란 봉변까지 당했다. 이 후보의 자체 경호팀은 6명뿐이다. 이 후보 캠프에선 한나라당 열혈 지지자들의 이 후보에 대한 불만이 자칫 불상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협박전화를 한 성모(45)씨나 계란을 던진 이모(33)씨가 경찰에서 "이 후보의 출마로 정권 교체가 안 될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그런 탓에 탤런트 백일섭(사진)씨가 13일 한나라당 직능정책본부가 주최한 '이회창 출마 규탄대회'에서 "이 후보는 (경선에 나오지 않고) 지금 하는 것은 뒈지게 맞을 짓"이라거나 "이 후보는 밤거리에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폭언한 것에 대해 이 후보 측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영남 부대변인은 "이 나라가 과연 법치국가인가"라고 물으며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에 대해 테러를 선전포고한 것인지 밝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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