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별별 일 다하는 USB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USB 응용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어항·실내화·동물안마기<上, 오른쪽부터>, 공기청정기·핫워머·청소기<下, 왼쪽부터> 등의 USB 응용 제품이 시판 중이다.

직장인 권혜라(28)씨는 요즘 PC 접속장치(USB) 어항으로 열대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어항에 달려 있는 USB 단자를 PC에 꽂으면 산소공급기·온도조절기·조명기 등 물고기를 키우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이 뜬다. 권씨는 “열대어의 컨디션을 보면서 산소 공급량을 늘리거나 온도를 높여 준다”고 말했다.

PC 본체에 마우스·키보드·스피커 등 주변기기를 연결하기 위해 개발된 USB의 활용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휴대용메모리·MP3플레이어·무선인터넷모뎀은 물론 최근엔 스탠드·안마기·실내화 등을 연결하는 데도 쓰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김인치 매니저는 “USB로 PC에 연결해 쓸 수 있는 응용 제품만 100여 종에 이른다”며 “PC 주변을 개성 있게 꾸미려는 젊은 직장인이 주고객”이라고 말했다.

USB 제품은 PC에 연결하면 내장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갖가지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다. 가격도 1만원 안팎이어서 큰 부담이 없다. PC 앞에서 오랫동안 작업하면서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는 안마기가 대표적이다. 해바라기꽃이나 거북이처럼 생겨 책상 위에 놓아 두면 장식물처럼 보이지만 USB를 PC에 연결하면 안마기로 작동한다.

2000~3000원에 불과한 USB 진공청소기는 PC에 연결해 버튼만 누르면 키보드나 PC 본체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 컵을 올려놓으면 내용물을 데워 주는 컵워머와 향을 뿜어 주는 아로마 분사기도 나와 있다. 또 PC로 밝기를 조절하는 스탠드와 온도를 조절하는 실내화도 등장했다.

USB 어항을 만든 위컴즈의 송광선 대표는 “PC와 친숙한 젊은이들은 모든 생활도구를 USB로 PC에 연결하고 싶어 한다”며 “앞으로 USB가 달린 제품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USB 단자가 여러 개 달린 PC가 많이 출시되는 것도 USB 제품 확산에 한몫하고 있다. 한국HP의 최동섭 과장은 “2~3년 전만 해도 대부분 PC는 USB 단자가 1개뿐이었지만 최신 제품은 보통 4개 이상 달려 있다”며 “USB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USB 단자가 많이 달린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USB(Universal Serial Bus)=1996년 인텔·마이크로소프트·컴팩·IBM·노텔·NEC·DEC 등 7개 사가 PC 주변기기의 본체 접속 규격으로 공동 제안해 탄생했다. 현재 모든 PC에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