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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지키는사람들>수소자동차개발 현대자동차 이현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문명의 이기(利器)인 자동차가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공해덩어리로 손가락질받고 있는 요즘 죄책감과 사명감에 잠못 이루는 사람이 있다.
국내최초로「로열티 없는」순 국산 자동차엔진을 개발한 현대자동차의 이현순(李賢淳.45)씨.
바로 알파(α)엔진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자동차는 어차피 현대사회에 없어서는 안되는 기기인만큼 문제는 저공해화,나아가 무공해화하는 것이 당면과제지요.』 현대자동차의 수소자동차.가변연료자동차.엔진개발등 3개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李씨는 최근 수소자동차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수소는 물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무한정한 자원인 셈입니다.배기가스도 약간의 질소산화물 외엔 대부분 수증기여서 거의 무공해에 가깝지요.』 그동안 세계각국에서 수소자동차를 개발했지만 강한 폭발성 때문에 아직 실용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공해를 줄이는 것도 좋지만 우선 안전성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4년전부터 개발에 착수했으나 첫 모델의 개발완료 시점에대해서는『글쎄요』라는 말로 함구.
李씨는 수소자동차와 함께 엔진의 연비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무리 공해연료라 해도 앞으로 20년이상은 휘발유가 사용될겁니다.따라서 무공해차 개발 못지않게 휘발유차의 저공해화도 중요하지요.』 李씨의 설명에 따르면 소위「무공해차」라는 것도 사실상 공해를 유발하거나 실용화가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의 경우 공장에서 배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연료가 소비되므로 오염을 유발하며,폐배터리는 중금속 쓰레기가 된다는 것.
또 알콜자동차도 배기가스량을 휘발유차에 비해 40%정도 줄인것에 불과하며,압축천연가스도 압축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것이다.태양열자동차는 무공해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급가속.고속주행이 불가능하며 흐린 날에는 꼼짝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엔진의 효율을 높여 1백% 완전연소를 구현하는 것이현재로선 실질적인 공해대책이지요.』 李씨는 최근 알파엔진에 이어 출력이 높고 공해가 적은 베타(β)엔진을 개발해 곧 시판자동차에 장착할 계획이다.
李씨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의 엔진부문에서 근무하다 84년 정세영(鄭世永)현대그룹회장이 직접 스카우트해온 실력자.
정부의 G-7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李씨는 정부의 미온적인대처에 일침을 가한다.
『비록 무공해차를 개발해 당장 내년부터 출고한다 해도 기반시설이 돼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지요.아무리 전기자동차를 만들어도충전소가 곳곳에 마련되지 않으면 사용자들이 어떻게 쓰겠습니까.
』 그리고 프랑스나 독일처럼 오래된 자동차를 새차로 교환할 때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87년이전의 캬뷰레터식 자동차가 아직도 많이 굴러다니는데 이들 차가 내뿜는 공해는 삼원촉매장치를 부착한 차의 10배이상됩니다.이들 차만 도로에서 없애도 도시의 매연공해는 눈에 띄게사라질 것입니다.』 결국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반마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朴鍾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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