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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파생금융 규제 새롭게 부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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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금융시장 혼란이 야기될 때마다 항상 그 주범으로 지적되는 것이 있다.이른바 파생금융상품(Derivatives)으로서 옵션.스왑등이 그들이다.이 상품들은 당초 환율이나 금리변동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최근 거래규모가 급증하면서 위험회피뿐 아니라 투기목적으로도 사용돼 문제가 되고 있다.지난92년 유럽통화위기나 6월 달러화 환율이 달러당 1백엔대 이하로 하락한 사건 모두 그 뒷면에는 파생금융상품을 통한 투기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파생금융상품을 통한 투기거래를 규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특히 지난7월 국제결제은행(BIS)은 파생금융상품 규제지침을 작성,이를 각국 금융당국에 제시한 바 있다.국제결제은행은 지난 87년 은행자기 자본비율규제안을 작성,9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이제는 파생금융거래에 대해서도 세계공통의 규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파생금융거래가 지금과 같이 급증하게 된이유중 하나가 바로 92년부터 시작된 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 규제에 있다는 역설적 사실이다.자기자본비율 규제는 은행이 신용위험(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 )에 너무 과다하게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은행대출자산이 늘면최소한 증가분의 8%에 상당하는 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보유하도록하고 있다.즉,추가적으로 100만큼의 대출을 하려면 그 은행은우선 8만큼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곧 은행의 자금부담을 가중시키고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효과를 갖게 된다.결국 자기자본비율 규제에 따라 은행의 신용위험은 감소되었으나 그대신 수익성은 악화되었다.
이렇게 되자 은행들은 규제에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수익성을 제고시킬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게 되었고,그 하나로서 등장한 것이 바로 파생금융상품이다.예를 들어 스왑의 경우 이는 특정 시점에 고정이자와 변동이자의 차이만을 결제하기 로 약속하는것인데,이 때 투자원금은 결제할 필요가 없는 맹목적인 금액일 뿐이므로 신용위험은 매우 적다고 할수 있다.따라서 이러한 파생금융상품들은 신용위험을 주요 규제대상으로 하는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회피하는 한 방법이 된다.또한 이들은 속성상 어느 정도는투기성을 지닌다 할 것이므로 소액의 투자로서도 큰 수익을 올릴수 있는 투자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들은 금융혁신과 규제간에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증명한다.즉 새로운 규제가 있으면 이를 회피하려는 혁신이일어나고,이어서 이를 통제하는 규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파생금융상품이 그 부작용을 미끼로 금융자율화시대에 어 떻게 규제될 것인지 흥미롭기만 하다.
〈三星경제硏 선임연구원.經營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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