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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통독>下.脫불황 옛동독 9% 高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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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독일통일 이후 물가가 오르고 실업이 증가하자 통일이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물론 독일통일이 급작스레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피할수 있었던 실책들을 범한 것도 사실이었다.그러나 통일이후 독일의 경제난이 모두 통일에서 기인한 것 은 아니다.
더 큰 이유는 우연히 시기적으로 일치한 전세계적 불황 때문이었다. 통일 이후 4년이 지난 지금 독일경제는 상승국면에 접어든것으로 각 경제연구소들은 분석하고 있다.독일은행협회는 지난달 23일 「불황 끝」을 공식 선언하면서 올하반기부터 독일 경제는활황국면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국내총생산은 올해 2.2%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물가는 3%대에서 안정돼 있고 한때 4백만명을 돌파했던 실업자수도 3백5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독일정부가 정책을 잘못 펼쳐 경제난이 온게 아닌 것처럼 독일경제가 이처럼 좋아지고 있는 것도 독일정부가 잘해서 그런게 아니다.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는데 기인하는 측면이 강하다.그런데도 독일국민들은 이를 헬무트 콜총리정권 덕분으로 돌리고 있다.총선을 앞둔 콜총리는 그래서 행운아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특히 그간 사정이 어려웠던 舊동독지역은 지난 상반기중 한국등일부 아시아국가들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9%라는 高성장을 구가했다.독일정부가 매년 1천5백억마르크씩 쏟아 붓는데 힘입어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그간 독일정부의 투자가 도로.철도.통신등 사회간접자본투자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불경기때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해 놓았기 때문에 앞으로 본격활황국면이 오면 舊동독지역의 경제가 급속도로 호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 다.
물론 아직 동쪽의 실업률이 14.7%(서쪽 8.2%)에 달하는등 사정은 어렵다.2000년이나 돼야 양쪽의 생활수준이 같아질 것이라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통일 4년만에 舊동독의 생활수준은 상상을 못할 정도로 좋아졌다.단지 세계최고수준인 서쪽보다 아직은 못한 것이 불만이라면불만이다.』이렇게 말하는 舊동독출신인 브란덴부르크방송의 콘스탄틴 프라제기자(40)는 그간 실직상태던 자기 부인이 최근 다시취직하는등 자신의 경제사정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독일이 통일된지 4년,독일은 이렇게 통일의 뒷마무리를 해가고있다.이 시점에서 우리는 독일의 통일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통일이 늦을수록 한국은 더 많은 값을 치러야 한다.』독일의 권위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紙가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베를린=劉載植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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