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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새해 예산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보통 수백.수천억원 단위로 거론되기 때문에 자칫 지나치기 쉽지만 예산은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비록 작지만 의미있고재미난 숫자들이 적지않게 숨어 있다.
증가율은 높지만 실제 금액은 형편없이 낮을 수가 있고,공무원이나 예산의 지원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사활(死活)이 걸렸다해도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의미를 지닌 경우도 있다.
한 예로 내년에 소년.소녀 가장(家長)들에게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돈(기본생활용품비)은 올보다 정확히 배(倍)가 늘어난다. 얼핏 보면 큰 혜택일지 몰라도 실제 금액은 한달에 3만2천원밖에 안된다.하루 1천원인 셈이다.그동안 지급돼온 돈이 너무적지 않았느냐는 반성이 일 만하다.
생계보호대상자(현재 38만5천명)에 대한 하루 부식비도 24.4% 늘어나지만 금액으론 2백원 늘어나는 것에 불과하고 70세 이상 저소득노인(17만4천명)에게 지급되는 노령수당도 5천원씩 인상됐지만 한달에 2만원에 불과하다.
사병과 장교를 가리지 않고 군인 한사람당 하루 급식비가 내년에 2천8백91원으로 올보다 3백82원(15.2%) 늘어난다.
그래도 한끼당 1천원이 채 안되는 수준(9백63원)이다.
하지만 예산실의 입장에서는 이런 지적이 불만일 수도 있다.워낙 대상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올려도 예산에서는 보통 수십.수백억원이 왔다갔다 하기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혜택이 되는 것들도 적지 않다.우선 공직사회의 부정 추방 노력의 하나로 경찰공무원들의 수당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꾸준히 현실화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수사요원 활동비가 한달에 3만원씩 인상돼 직급에 따라 15만~20만 원이 된다.
112순찰차의 내용(耐用)연수도 5년에서 4년으로 줄여 새차구입이 그만큼 쉽게 됐다.
이밖에도 내년도 예산편성을 위해 바닥에 깐 거시(巨視)지표들을 보면 우선 내년도 실질성장률을 정부는 7~8%(물가상승률을감안한 경상성장률은 12.9%)로 잡았다.세계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은 3.6%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일본 과 독일경제가내년엔 상당히 회복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년도 평균환율은 달러당 8백원으로 잡고 예산을 짰다.작년 이맘때 예산당국이 전제한 올해 환율은 8백10원이었다.이같은 환율전망치에 대해 정부는『원화와 외화간의 환산을 위해 막연히 가정한 것』이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 다.
〈沈相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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