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배럴 100$ 시대 … 1원이라도 싸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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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장이 잦은 건설회사 직원 김기택(39)씨는 새벽이나 밤에만 주유소를 찾는다. 기온이 낮을수록 연료의 밀도가 커져 같은 값에 기름을 더 많이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다.

실제로 휘발유는 1도 낮아질 때마다 0.11%씩, 경유는 0.08%씩 부피가 줄어든다. 그는 또 연료 탱크에 기름을 가득 채우지도 않는다. 기름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다. 김씨는 "거의 날마다 주유를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 한 달에 5만원 이상 절약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유(油)테크'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값싼 주유소를 찾는 것은 기본이다. 서울시의 경우 주유소별로 가격 차이가 L당 최고 200원이나 나기 때문에 NF쏘나타(70L)에 가득 채울 경우 기름값을 1만원 이상 아낄 수 있다.

연료 효율을 높이는 장치도 많이 팔리고 있다. 11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엔진 출력 증강 장치나 첨가제 등 연료 절감 상품이 4000개나 판매돼 지난해 동기 대비 두 배나 많이 팔렸다. G마켓 관계자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런 상품들은 올 들어 매월 최고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10년타기 운동본부' 임기상 대표는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는 셀프 주유소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며 "기름값 부담이 커지다 보니 아예 카풀이나 대중교통으로 바꾼 사람들도 다수"라고 전했다.

신용카드 주유 할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유테크다. 카드사별로 L당 50~80원 정도를 할인.적립해 주기 때문에 이 서비스만 제대로 활용해도 적잖은 돈이 굳는다.

서울시가 시행 중인 승용차 요일제(스스로 쉬는 날을 정해 해당 요일에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제도)에 등록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캠페인에 동참하면 서울시가 지정한 100여 개 주유소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유소에 따라 다르지만 할인폭이 10~60원 정도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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