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대 정치 무관심 정말 바람직한 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이 11일 '젊은 층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 측 이용관 대변인 행정실장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그는 전날 이 후보의 북한산 산행에 동행한 자리에서 한 대학생 인턴기자가 "대학생을 포함한 20~30대가 정치에 잘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거야말로 정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이 후보 캠프엔 비상이 걸렸다.

2004년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번엔 대선을 앞두고 '젊은 층 폄하 발언'이 이 후보에게 악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후보 측 이영덕 공보팀장은 11일 사과 성명을 발표한 뒤 이용관 실장을 보직 해임했다. 이 공보팀장은 "이 실장 본인은 농담이었다고 하고,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얘기했지만, 진위를 떠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있을 수도 없는, 말도 안 되는 언행이다. 재차 사과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작가 출신인 이혜연(44)씨를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Q인터내셔널이란 광고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는 이 대변인은 2002년 대선 때 이 후보의 연설문 작성팀에서 일했다.

한편 이 후보는 12일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대선 출정식을 하고 9일간의 지방 순회 일정에 나선다. 첫 방문지인 대전.충남 지역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전주.전북, 강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이영덕 공보팀장은 "지난 5년간 후보가 사실상 은퇴생활을 했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민과 대면하기 위해 긴 지방 일정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