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 최초 극지용 '원유 시추선' 건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극지용 드릴십 ‘스테나 드릴막스’가 10일 명명식을 한 뒤 경남 거제조선소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삼성중공업이 영하 40도의 혹한 작업까지 가능한 극지용(極地用) 드릴십(Drillship)을 세계 처음으로 건조했다고 11일 밝혔다.

원유 시추선이라고 불리는 이 배에 10일 ‘스테나 드릴 막스’라는 이름을 붙여 발주처인 스웨덴의 스테나사에 인도한 것. 길이 228m, 폭 42m, 높이 19m인 이 드릴십은 배수량이 9만7000t에 달한다.

바다 표면에서 해저 11㎞까지 드릴 장비로 파내려 갈 수 있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높이보다 더 깊은 곳까지 시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현용 조선해양영업실장(전무)은 “최첨단 위치제어 기술을 적용해 높이 16m의 파도와 초속 41m의 강풍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이 드릴십을 건조하면서 국내 처음 기본 설계에서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도맡았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소에서는 본체만 제작하고 드릴 장비는 선박회사가 유럽에서 구매한 것을 설치해 왔다. 삼성중공업은 20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22척 중 16척을 수주해 7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드릴십은 한 척 인도가격이 통상 6억 달러(약 5400억원)에 달하는 고가·고부가가치 선박이다.

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