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李永鐸 기획원 예산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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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각 부처나 기관은 물론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달려들어 예산을 많이 달라고 해 혼이 났습니다.』 유난히 더웠던지난 여름을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 짜기로 보낸 이영탁(李永鐸)경제기획원 예산실장은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금으로거둔 돈을 남겨 빚갚는데 쓰기로 한 것등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다. -내년 예산을 짜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문은.
▲정부빚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그러다보니 운신의 폭이 좁아져 애를 먹기도 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흑자예산을 편성하면서 전체 예산에서 고정적 경비의 비중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각계 각층의 압력과 로비를 뿌리치는 일이었다.앞으로 지자제가 본격 시행되면 지역이기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걱정이다.
-방위예산 편성과정이 전과 달라졌다는데.
▲과거에는 예산실은 방위비 증가율만 정하고 나머지는 국방부에서 알아서 짰다.하지만 이번에는 율곡사업은 5개의 사업으로 나눠 심의하고 육.해.공군 각 軍별로만 배정했던 운영비도 세분화해 우리가 일일이 심의하는등 비효율성을 없애는데 힘썼다.
-아쉽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지자제실시를 앞두고 국가가 하던 일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겨야하는데 이것을 제대로 하질 못했다.공무원 봉급인상률을 6.8%로 정했지만 지금 받고 있는 봉급이 낮아 실질적인 처우개선은 얼마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앞으로 더 신경쓸 부분은.
▲각 지자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지역발전종합계획을 정부의 중기재정계획에 맞춰 조정해 나가는 일이다.통합재정수지 통계를 정비하기 위해 각종 기금이나 지방예산을 중앙정부의 예산체계와 맞추는 일도 시급하다고 본다.
〈宋尙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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