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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신당+이인제의 민주당 합당 가시화 … 단일화로 이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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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동영 후보가 9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강연회에서 남덕우 전 총리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출마로 범여권 대선 후보들이 지지율 하락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두 당의 합당은 정동영+이인제 후보 단일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신당의 정동영 후보 측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 측은 최근 활발한 접촉을 하고 보수 진영의 이명박-이회창 분열에도 불구하고 범여권이 고전하고 있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당 대 당 통합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합당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프로그램에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후보 측 최재천 대변인은 9일 "1차로 민주당과 통합을 성사시키고 대선 후보 등록 마감(26일) 전까지 문국현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며 "민주당과는 당 대 당 통합이 가능하고 문 후보 측과는 정책 연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 캠프의 핵심 의원은 "당은 그대로 두고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뒀던 박상천 대표도 최근 합당 쪽으로 생각이 바뀐 것으로 안다"며 "다음주께 원칙적 합의가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인제 후보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이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쓰고 중도개혁 노선으로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신당과 민주당이 후보 단일화와 (당 대 당) 통합을 동시에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등 부패세력이 분열한 상황에서 사소한 문제로 통합을 늦출 수 없고 이 기회를 살려가야 한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고, 박상천 대표와도 상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합당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정 후보 측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약칭을 '민주당'으로 쓸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이 후보의 제안을 환영했다. 신당 일각에선 박상천 대표에게 50 대 50의 지분 비율로 합당하자는 제안이 전달됐다는 말도 돌았다.

정 후보 측 일각에선 민주당과의 합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반대에 부딪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3자 구도면 내가 승리"=정 후보는 이날 한국선진화포럼 초청 강연에서 "보수 진영의 이명박.이회창 두 후보와 개혁 진영의 정동영 후보가 3자 구도를 형성하면 상식이 승리할 것이다. 정치 부패와 경제 부패를 상징하는 후보가 상식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대선 구도가 급변했고 진짜 대선은 어제 시작됐다. (대선까지 남은) 40일은 긴 시간이다. 40일간 대선 정국이 요동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날 밤 TV로 방송된 정강정책 연설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일방적으로 주장하기보다 설득하고 양보하면서,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정수행에 임하겠다"며 "아무리 옳은 정책이라도 국민 다수가 반대하면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하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넘어서는 새로운 통합의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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