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60억개 톱니가 탁탁 '세계경제 커넥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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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커넥티드(CONNECTED)
다니엘 앨트먼 지음,
노혜숙 옮김
해냄,
336쪽, 1만3800원

연세대 사회학과 김용학 교수는 “작은 강의실에서도 박지성 선수와 한 다리 건너 연결된 사람이 서너 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또 전 세계 사람은 6단계 만에 이어진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렇다면 지구촌 경제는 어떨까.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경제 관련 사건들은 서로 연결돼(connected) 있다고 말한다. 언뜻 보면 무관할 것 같지만 어떤 식으로든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60억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이라고 표현했다. 호주의 나비가 하늘에서 날갯짓을 해서 수천 마일 떨어진 멕시코만에 허리케인을 일으킨다는 ‘나비 효과’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지은이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 저널리스트다. 이코노미스트 런던특파원을 시작으로 뉴욕타임스 최연소 편집위원을 지냈다. 지금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영국 정부에서 경제자문으로 일한 적도 있다. 기자이면서 해박한 경제 지식으로 무장한 터라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기묘하게 엮은 솜씨가 일품이다.

특히 특정한 날(2005년 6월 15일) 24시간 동안 일어나는 사건들을 드라마처럼 풀어가고 있다. 예컨대 중국해양석유개발사가 미국 석유기업 유노칼을 인수하려고 했을 때 미 워싱턴 정가의 움직임은 어땠을까. 중국이 석유시장을 지배하면 미국의 자급자족이 어렵게 될 것을 우려, 중국의 인수 시도와 동시에 국회심사를 제시하는 등 강력한 제동에 나섰다.

지은이는 14개의 주제를 통해 기업활동은 물론 금융에 이르기까지 세계 경제의 하루를 현장감 있게 그려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에서부터 하노이의 사업가까지 자신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인터뷰한 인물들의 하루 일정을 담기도 했다. 각 주제에 얽힌 과거 사례와 배경까지 곁들여서.

자, 이제부터라도 당신의 중국펀드 가입이 국내는 물론 중국과 세계 경제에 어떤 식으로든 ‘커넥티드’돼 있음을 상기해 보자. 그러면 당신은 비즈니스 성공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되는 셈이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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