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오디오>패스 래버러터리즈-파워 앰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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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최고급 앰프의 장르를 개척하면서 지난 20여년간 하이엔드 오디오 앰프분야에 군림해온 스레숄드의 닐슨 패스가 스레숄드를 떠나 자신의 이름을 딴「패스 래버러터리즈」(PASS LABS)를창설했다.
과거 닐슨 패스는 천재 오디오엔지니어라는 명성과 실력에 걸맞지 않게 경영과 관리에 있어서는 상당한 인간적 실수를 저지른 모양이다.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으나 일세를 풍미했던 스레숄드라는 브랜드는 이미 닐슨 패스 밑에서 일하던 직원들의 소유로 넘어가게 되었고,근래 새로이 등장한 바 있었던 스레숄드의 신 모델 라인의 모습은 분명 예전의 관록과 위력을 상실한 것이었다.이는독창적이고 탁월한 닐슨 패스만의 고도 엔지니어링기법과 감각이 스레숄드를 떠난 때문이겠는데,닐슨 패스는 자신의 이러한 예술적앰프 디자인의 노하우를 자신의 새로운 브랜드인「패스 래버러터리즈」의 개발 모델에 고스란히 담아 내고 있다.
20세기가 낳은 오디오 앰프의 황제 닐슨 패스가 내놓은 야심의 첫작품은「알레프 제로(ALEPH 0)」라는 모노럴 파워앰프였다.이 모델은 모양에서부터 기존 파워앰프의 틀을 아예 무너뜨린 희한한 디자인인데,그 스테레오 타입이 바로「알 레프 제로 에스(ALEPH 0s)」인 셈이다.
본래 닐슨 패스는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하는 오디오앰프의 증폭회로 기법들을 창안해내는 귀재로 대단한 독창성을 가지고 있는데재미있는 것은 그가 한번 개발해낸 기법은 곧바로 다른 세계적인앰프 메이커의 규범으로 자리잡게 된다는 점이다 .
이런 점에서「알레프 제로 에스」파워앰프의 설계 기법 역시 최근 정체와 고착화를 면하지 못했던 앰프설계 분야에 결정적 기폭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
두꺼운 경금속판의 하부 섀시에 사방으로 8개의 방열판을 얹어놓은 외장 디자인부터가 범상한 모델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는,이닐슨 패스의 새로운 작품은 사실 그 내부구조의 골격과 회로기법의 발상 자체에서 기존 앰프의 고정관념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상하부 구조를 격리해 전원부와 증폭부를 완벽하게 분리한 시도를 비롯하여 싱글엔드의 순 A급 증폭과 푸시풀 증폭의 기묘한 조합,MOS-FET를 이용한 정전류원의 부가등 모두가 닐슨 패스가 아니면 실현시킬 수 없는 그야말로「콜럼버스의 달걀」이 아닐 수 없다.
8Ω 부하시 채널당 40W의 출력을 내는 이 앰프의 재생음은품위와 격조가 갖추어진 음악의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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