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 선택은 북한몫 姜 북한대표-北美3단계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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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강석주(姜錫柱)북한측 수석대표는 24일 오전 9시30분쯤(현지시간)회담장인 북한대표부에서 돌연 기자회견을 자청,전날 회담에서 미국측과▲경수로 건설지원▲흑연감속로 동결에 따른 물질적 보상▲군사적 위협제거등에 대해 상당한 합의와 양해가 있었다고 발표.
姜수석대표는 이날 자신에 찬 표정으로『어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큰 선(線)의 합의가 됐고 그 토대 아래 오늘 실무급에서 협의하는 것』이라고 설명,전날의 양측 수석대표 단독회동에서 모종의 합의가 도출됐음을 시사.
姜수석대표는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문 성안작업에 들어가는 것이냐는 질문에『합의문서』라고 말하고『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합의할것』이라고 부연.특히 흑연감속로 건설 동결에 따른 손실보상은 철저하게「동결과 보상의 비례」라는 동시적 행동조 치가 있어야 하며 이는 물질적인 보상이라고 姜대표는 강조.
姜수석대표는『절대로 상대방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있어서는 안된다』며『최근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같은 위협적행동은 북-미회담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고 파탄을 몰고 올 수있을 것』이라고 美제7함대의 동해안 배치를 간 접적으로 경고.
○…姜대표는 그러나 한국형 경수로와 특별사찰에 대해서는 종래의 완고한 반대입장을 거듭 표명.
그는 한국형 경수로에 대해『한국형 경수로가 있는지도 모르며 설사 있더라도 최근의 적대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한국형을받는데 반대한다』며 한국형 반대입장을 재확인.姜수석대표는 그러나 노형(爐型)은 결정된 바 없다고 전제하고『경 수로 지원은 미국과 논의하고 미국으로부터 받는 것이지만 선택권한은 우리에게있고 미국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
특별사찰에 대해서 姜수석대표는『특별사찰을 인정한 적도 없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뒤『다만 쌍방사이에 신뢰가 조성되면핵투명성을 보장하겠다』고 부언.
○…협상지원단으로 제네바에 와 있는 韓國의 한 고위소식통은 24일 姜錫柱 북한대표의 합의문 작성 착수발언과 관련,『우리가알고있는 한 북한과 미국간에 벌써 합의문을 작성할 정도로 회담이 진척돼 있지 않다』며 『며칠후 다른 종류의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주의를 환기.
이 소식통은 이어『姜수석대표가 주장하는 합의문이란 북한측이 일방적으로 미국에게 토의하자고 제의한 내용을 姜수석대표가 낙관적이며 주관적으로 평가한 것』이라며『미국측은 이 안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
이 소식통은 또『미국측은 23일의 첫날회담에서 경수로와 관련해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한국형이 유일안 대안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흑연감속로 동결에 따른 물질적 보상요구도 세간에 알려진 현금이 아니라 원유공급』이 라고 강조.
○…姜수석대표의 발언이「타결임박」이란 의미로 파장이 확산되고있는 가운데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는 24일 이에 대한 확인을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로 일관.
세리던 벨 공보관은『아는 바 없어 코멘트할 수 없다』며『현재로선 시인도 부인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이라고 답변.
[제네바=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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