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달라진 證市흐름 1,000P시대-포트폴리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한마디로 말해 우왕좌왕했을 뿐이지요.아무리 대세(大勢)상승기라 해도 이런 식으로 투자한다면 이익은 커녕 손실을 보기 십상이었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본격 상승했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일반투자자들의 투자행태에 대해 한 대형증권사의 강남지역 지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지적은「종합주가지수는 사상최고치지만 체감(體感)지수는 5백선」이란 정서(情緖)의 배경을 비교적 잘 설명해준다.뿐만 아니라 이는 서서히 막이 열리는「고주가」(高株價)의 투자전략을 세우는데도 반드시 유념해야 할 성질의 것이다.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주식시장의 특징은 주도주 한두 종목에 집중투자하지 않으면 수익은 커녕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내재가치 우량주.업종대표주.우량제조주 등을 중심으로 1천포인트를넘어섰지만 일반투자자들은 대부분 이 흐름을 못탔 거나 거꾸로 탔다. 차별화의 배경으로는▲금융실명제 이후 금융기관으로의 자금유입및 기관비중 증대▲외국인들의 증시(證市)참여폭 확대를 계기로「기업가치」를 중시하는 종목선별眼의 확산▲국제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부각됐다는 점 등이 꼽힌다. 이같은 과정을 지나 이제 본격적인 대세(大勢)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특히 이번 주가상승은 실물경기(實物景氣)의 호조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상승폭이 80년대 후반기를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그러나 아 무리大勢상승이라지만 全종목이 한꺼번에 오르진 않는다.단기흐름에 익숙지 않은 일반투자자들로서는『상투에서 사 바닥에서 파는 愚』를반복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더욱이 차별화의 주역이었던 기관비중 확대현상은 앞으로도 커지면 커졌지 줄 어들지는 않을 것이다.이는 곧 직업적 프로의 시장지배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일반투자자들로서는 이래저래 불리해지는 셈이다.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대세상승기일수록 긴 안목을 갖고 보유종목이 적당히 나누어진 분산투자를 실행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대세상승기의 보유종목 구성에 대한 증권사 지점장과 기관 펀드매니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대체로▲투자금액의 절반은 해당업계에서 어느정도 국제경쟁력이 갖춰졌다고 인정되는 제조주▲4분의1 가량은 업계에서 중간이상 가는 금융주▲나머지는 건 설.무역.운송등 非제조주에 분산해 놓는다면『앞으로 2년정도 지난 뒤에는 최소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경제의 국제화와 주식시장 개방의 확대 지속으로주가차별화 기조(基調)는 지속되겠지만 지난 1년처럼 극심한 차별화는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작용하고 있다.때문에『우선 기업내용을 분석해「생존 기반」이 뚜렷하고 매년 정 기예금 금리이상의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되는 종목은 지금 사놓아도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다만『보유기간은 최소한 1년이상,가능한 2년을 넘긴다는 결심을 먼저 할 것』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경기 호황이 뒷받침된 대세상승기는 대개 소재(素材).장치(裝置)산업→부품산업→최종 내구(耐久)소비재→내수주(內需株)및 유통.서비스→금융업→기업내용이 좋지않은 중소형주 順으로 오른다는 게 일반적인 시나리오다.포트폴리오 구성 이후 이 흐름에맞춰 보유종목 수량을 조금씩 조정할 수도 있으나『경기 호황의 피크가 임박하거나 지났다는 내용의 보도가 잦아질 때까지 애초의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해도 좋다』고 말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이같은 지수 연동형 포트폴리오가 성에 차지 않는다면 이른바「단기 급등주(急騰株)」를 좇아다니는 방법밖에 없다.잘하면 수익이 크지만 손실을 볼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반면 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자신이 없거나 혹은 귀찮은 투자자라면 전문투자가에게 돈을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현행 제도상 주식투자를 대신해주는 곳은 사실상 투신사(投信社)와 투자자문회사 뿐이어서 선택의 폭이 좁긴 하지만 大勢상 승기에 주식투자를 業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돈을 맡겨놓는다면 최소한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은「만들어 주기」때문이다.
〈李 準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